[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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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독일 자동차 업체 BMW가 전기차 시장에서 인상적인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테슬라를 견제할 유력 후보 중 하나로 부상했다.

그동안 BMW는 전기차 시장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효율적인 생산 전략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위상을 점점 강화하는 모습이다.

BMW가 2023년 판매한 전기차는 37만6000대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고급 차량 분야에선 테슬라에 이어 2위다. BMW 매출에서 전기차 비중도 2022년 9%에서 지난해에는 15%로 증가했다.

이같은 BMW의 급성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BMW는 GM이나 포드와 달리 전기차를 팔면서 이익도 내고 있고, 이는 효율적인 생산 프로세스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를 보면 BMW 전기차는 가솔린 차량과 같은 생산 라인에서 제조된다. 전기, 하이브리드, 가솔린, 디젤 자동차에 동일한 기본 차체를 쓰는 방식은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테슬라 등과 경쟁하기 위해 뽑아든 어색하고 비효율적인 타협으로 여져져왔는데, BMW는 이같은 인식을 뒤집고 거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BMW는 기존 생산라인에서 전기차를 제조함으로써 배터리 기술 전문성과 배터리에 특화된 차량 라인을 디자인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고 전기차에 관심이 있지만 과거와 급격하게 단절하는 것에 준비돼 있지 않은 고객들은 붙잡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BMW는 2025년 배터리 전용으로 디자인된 신차 라인 판매를 시작한다. 2월 BMW는 신형 세단 및 크로스오버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들 차량은 파운드당 20%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와 앞 유리 하단 가장자리 전체를 따라 이어지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등 기존 모델에 비해 기능이 크게 개선됐다. 운전자가 고속도로 주행 중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사이드 미러를 쳐다보는 것 만으로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자율 주행 기술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 기능은 테슬라 자율 주행 기술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기능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테슬라가 지난 10여년 간 전기차가 실용적이라는 것을 입증하면서 어떤 회사가 향후 자동차 업계를 지배할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테슬라는 지난해 180만대를 판매하며 현재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가격이 7만5000달러부터인 테슬라 모델S는 한 번 충전으로 400마일(643.7km) 이상 갈 수 있는 반면 10만달러 이상인 BMW i7의 경우 320마일 정도밖에 주행할 수 없다.

BMW는 차세대 차량은 보다 작으면서 30% 더 많은 주행 거리를 제공하는 배터리로 이같은 차이를 제거한다는 목표다.

실리콘밸리에 뿌리를 둔 테슬라는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기술을 선도해 왔지만,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는 것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테슬라는 미국에서 모델3 업그레이드 버전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2020년 이후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된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하지 않았고 지난해 판매에 들어간 최신 모델인 사이버트럭도 한정된 수량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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