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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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쿠팡이 지난해 매출 30조원을 돌파했다. 또 6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 2010년 창립 이후 첫 연간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 

쿠팡이 2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8조6555억원(65억6100만달러·분기평균 환율 1319.24원)으로 전년(7조2404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4분기 영업이익은 1715억원(1억3000만달러)으로 전년(1133억원)과 비교해 51% 늘었다.

이로써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을 기록, 전년과 비교해 20% 오르며 30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6174억원(4억73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21년 1조7097억원(14억9396만달러)에서 2022년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92% 크게 줄어들었고, 지난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기록했다. 이후 매분기 영업흑자를 내다 지난해 첫 연간 흑자전환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또 쿠팡의 조정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6070억원(4억6500만달러), 4분기 1807억원(1억3700만달러)으로 각 기간 영업이익 규모와 비슷하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역시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이연법인세 자산에 관한 평가 충당금을 세무상 이월결손금에서 차감하는 등 세금 관련 비용의 변동으로 인해 8억9500만달러의 일회적인 조정이 발생했다"며 "일회적인 회계적 이익을 제외한 지난해와 4분기 조정 당기순이익은 각각 1807억원(1억3700만달러)와 6070억원(4억6500만달러)로, 각 기간의 영업이익 규모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실제 현금이 유입된 것이 아닌 '회계상 이익'이라는 설명이다. 

세부적으로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지난해 매출은 30조7998억원(235억9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 또 쿠팡이츠·대만사업·쿠팡페이·쿠팡플레이·쿠팡페이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조299억원(7억8900만달러)로 전년대비 27% 증가했으나, 연간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손실은 6083억원(4억6600만달러)으로 107%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한국과 대만의 소매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매우 낮으며, 이 지역에서 막대한 잠재력을 포착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미래이자 우선순위"라며 "'고객 와우 경험'을 위한 노력에 끈질기게 전념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묻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지난해 말 21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6% 늘어났고, 와우 유료 멤버십 회원 수는 1년간 300만명(27%)이 늘어난 1400만명을 기록했다. 또 고객 1인당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41만1600원(3개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 창업자는 "가장 오래된 코호트(고객 집단)을 포함해 모든 연간 코호트 지출은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각 연도의 고객집단은 다음해 지출을 평균 15% 늘린다는 의미다.  

김범석 창업자는 "쿠팡은 설립 초기부터 근본적으로 '새로운 역량'(new competency)을 만드는 이니셔티브에 도전해 왔다"며 "비즈니스에 유의미한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까지 다년간의 투자와 끈기, 인내가 필요한 과감한 시도이자 새로운 역량이 바로 로켓배송이며, 성공이란 결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했고 트레이드오프(양자택일)하는 구조를 깨고, 고객 '와우' 경험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이와 함께 김 창업자는 쿠팡의 성장 사업도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켓배송·직구를 출시한 대만에 대해 "성장과 규모, 영향력 측면에서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22년 10월 대만 로켓 출시 후 현지 고객과 매출이 지난해 2개 분기(3~4분기) 동안 2배 증가하는 등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며 "한국에서 로켓 출시 후 같은 기간 경험한 성장률 등을 넘어서는 수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기술력과 노하우 등을 지렛대 삼아 한국보다 대만에서 더 빠른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른 성장 사업인 쿠팡이츠의 경우도 할인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주문량이 2배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매달 신규 고객을 확보해 높은 고객 유지율을 지속했다"며 "입점업체 유치 프로모션 같은 일회성 투자가 만료되면서 우리는 쿠팡이츠가 미래에 현금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한 카테고리에서의 소비가 다른 카테고리 소비를 촉진하듯이, 쿠팡이츠를 자주 사용하는 고객은 더 높은 프로덕트 커머스 지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은 와우 멤버십 혜택인 쿠팡플레이에서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쿠팡플레이는 2022~2023년 한국의 iOS와 안드로이드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에 올랐다. 스포츠 경기 생중계로 네이마르·손흥민이 뛰는 모습을 사상 처음으로 수백만 명의 한국 관중이 직접 볼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김 창업자는 명품 플랫폼 파페치에 대해서는 "5억 달러를 투자해 40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액(GMV)을 가진 업계 최고 서비스를 인수할 드문 기회였다"며 "몇 년 후 쿠팡이 어떻게 파페치를 명품 패션에 대한 고객 경험을 변화시키고 쿠팡의 전략적 가치를 담았는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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