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구글]
[사진: 구글]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와 구글 사이의 역학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생성형 AI 부상으로 디바이스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무게추가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쪽으로 쏠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를 출시했다. 갤럭시 S24는 첫 번째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는 동시에 구글과 AI 파트너십이 눈길을 끌었다.

갤럭시 S24에는 구글이 개발한 제스처 검색 기능인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생성 AI를 위한 '제미나이 프로(Gemini Pro)', AI 이미지 생성 툴 '이마젠 2(Imagen 2)' 등이 대거 탑재됐다. 갤럭시 S24 언팩 행사에서도 구글과 관련된 AI 기능 소개에 많은 시간이 할애될 정도였다.

외적으로는 양사 AI 파트너십 강화이지만, 이면에는 구글의 위기감이 숨어 있다는 얘기도 있다.  위기가의 진원지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부활이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 2위는 애플(20.1%)과 삼성전자(19.4%)가 차지했다. 하지만 3위부터 등장하는 기업은 샤오미, 오포, 비보, 트랜션, 원플러스, 아너, 화웨이 등으로 모두 중국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자체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점유율을 늘려가는 가운데, 구글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뿐이다. 

라이언 레이스 IDC 부사장은 "화웨이가 돌아와 중국 내에서 빠르게 진출하고 있으며 원플러스, 아너 등과 같은 브랜드는 하위권에서 매우 경쟁력 있는 장치를 출시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AI 기능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중국 시장 철수 이후 중국 스마트폰에 구글 OS를 탑재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들의 생성형AI 기능 확산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갤럭시 S24에서 보여준 구글의 이례적인 움직임은 스마트TV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구글은 자체 OS를 가진 TV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1일부터 자체 OS 타이젠을 쓰는 삼성 스마트TV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쓸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삼성전자 디바이스 없이는 AI 시장에서 이제 애플과 싸울 수조차 없다"며 "서클2 서치 같은 자신들의 기능에 갤럭시 AI라는 삼성 브랜드를 다는 것을 용인할 정도로 구글도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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