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일진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11일 서울 명동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IT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강진규 기자]
옥일진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11일 서울 명동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IT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강진규 기자]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오는 3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예·적금 상담 서비스를 선보인다. 올해 인공지능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옥일진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11일 서울 명동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3월 우선적으로 생성형 AI를 예·적금 상담 업무에 적용한 후 하반기 선보이는 뉴 원(New WON) 슈퍼앱에 적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옥 부사장이 소개한 것은 ‘AI 뱅커’ 서비스다. 우리은행의 원(WON) 뱅킹에 탑재되는 AI 뱅커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간 대화를 분석하고 이를 학습시켜 은행 직원 수준의 예·적금 상담을 하게 된다. 

옥 부사장은 “올해 중으로 생성형 AI를 업무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며 “내부 업무지식 데이터를 학습시켜 직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또 시황, 뉴스 요약 리포트 작성, AI 기반 이미지 문구 생성 등의 기능도 직원들이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 등은 생성형 AI 기술을 자체적으로 연구함과 동시에 외부 오픈소스 기반 생성형 AI를 연구하는 등 외부 협력도 추진했다. 내부 연구와 외부 협력을 통해서 우리금융에 적합한 생성형 AI 서비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날 우리금융그룹은 그룹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 완료했다고 밝히며 향후 IT 전략을 소개했다.

우리금융그룹은 기존 IT자회사 우리FIS(우리에프아이에스)가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을 대신해 IT업무를 수행해온 것에 비해 개발기간이 최대 50% 단축되며, 외주개발 최소화 및 중복요소 제거에 따른 비용절감, 현업 직원의 IT역량 향상 등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회장은 ‘그룹 신 IT 거버넌스’를 주요 경영과제로 선정하고 지주사 주관으로 ‘IT 개편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IT 거버넌스 개편을 본격화했다.

2023년 11월말 우리금융 노사는 최대 난제였던 인력 이전 노사합의를 도출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FIS 3社는 ‘IT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IT 비상대응체제를 가동, 연말연시도 반납한 채 막바지 재편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5일 우리FIS 인력들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로 재배치되며 ‘IT 거버넌스 개편’이 마무리됐다. 상암동에 소재한 우리FIS 직원 중 은행 전담인력 780여명이 우리은행 소속으로 이적하며 회현동 본점으로 이동했다. 카드 전담인력 170여명 역시 우리카드로 이적하며 수송동 카드 본사로 이동했다. 

우리FIS는 그룹 시너지와 효율성을 고려해 IT보안, 그룹웨어 개발/운영 업무를 지속하며 은행, 카드 외 그룹사에 대한 IT 아웃소싱으로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신 IT 거버넌스’의 가장 큰 효과로 IT 개발과 유지보수 시간이 크게 단축된 점을 꼽았다. 이제 모바일뱅킹 등 10개 플랫폼 부서의 신규개발 업무는 은행 현업직원 260여명과 우리FIS에서 이적한 IT인력 240여명이 한 팀이 돼 한 자리에서 이뤄진다. 이에 따라 개발 및 유지보수 프로세스가 우리FIS를 경유하던 기존 7단계에서 3~5단계로 단축된다. 길게는 30일이 걸리던 개발기간이 2주 이내로 최대 50% 이상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또 외주업체 개발 비중을 최소화하고 자체 개발을 확대하는 한편 은행, 카드와 자회사 간 기획 및 품질관리 업무의 중복요소가 제거됨에 따라 은행 약 130억원, 카드 약 20억원 등 연간 총 150억원의 판매관리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우리금융은 향후 IT 전략으로 올해 11월 오픈을 목표로 진행 중인 ‘우리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 ’뉴 원(New WON)’을 소개했다. 뉴 원은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캐피탈, 종금, 저축은행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슈퍼앱이다.

우리금융은 뉴 원 서비스를 계기로 그룹 네트워크를 비금융 디지털 기반 신사업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이 구상하는 디지털 기반 신사업은 ▲모빌리티 ▲여행 ▲부동산 ▲통신 ▲프롭테크 등이다. 우리금융은 관련 부문 기업들과 현재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또 우리금융은 증권토큰(STO), 중앙은행발생디지털화폐(CBDC)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설 계획을 밝혔다.

옥 부사장은 “디지털자산과 관련해서는 STO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증권, SK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여러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며 “우선 STO와 CBDC 등에 집중하고 일반적 가상자산 부분은 자금세탁 등과 관련 있기 때문에 사회적 공감대 형성, 금융당국 입장 등에 맞춰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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