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우리금융그룹]
[사진: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그룹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우리금융그룹은 기존 IT자회사 우리FIS(우리에프아이에스)가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을 대신해 IT업무를 수행해온 것에 비해 개발기간이 최대 50% 단축되며, 외주개발 최소화 및 중복요소 제거에 따른 비용절감, 현업 직원의 IT역량 향상 등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1년 지주체제 수립 직후 시작된 ‘그룹사 간 IT 위수탁 운영 방식’을 두고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수차례 개편 논의가 있었다. 

은행-FIS 임직원 겸직, 교차근무 등 다양한 개선 시도들이 있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거버넌스 개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회장은 ‘그룹 신 IT 거버넌스’를 주요 경영과제로 선정하고 지주사 주관으로 ‘IT 개편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IT 거버넌스 개편을 본격화했다.

2023년 11월말 우리금융 노사는 최대 난제였던 인력 이전 노사합의를 도출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FIS 3社는 ‘IT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IT 비상대응체제를 가동, 연말연시도 반납한 채 막바지 재편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5일 우리FIS 인력들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로 재배치되면서 우리금융의 10년 숙원사업인 ‘IT 거버넌스 개편’이 마무리됐다. 상암동에 소재한 우리FIS 직원 중 은행 전담인력 780여명이 우리은행 소속으로 이적하며 회현동 본점으로 이동했다. 카드 전담인력 170여명 역시 우리카드로 이적하며 수송동 카드 본사로 이동했다. 

우리FIS는 그룹 시너지와 효율성을 고려해 IT보안, 그룹웨어 개발/운영 업무를 지속하며 은행, 카드 외 그룹사에 대한 IT 아웃소싱으로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신 IT 거버넌스’의 가장 큰 효과로 IT 개발과 유지보수 시간이 크게 단축된 점을 꼽았다. 이제 모바일뱅킹 등 10개 플랫폼 부서의 신규개발 업무는 은행 현업직원 260여명과 우리FIS에서 이적한 IT인력 240여명이 한 팀이 돼 한 자리에서 이뤄진다. 이에 따라 개발 및 유지보수 프로세스가 우리FIS를 경유하던 기존 7단계에서 3~5단계로 단축된다. 길게는 30일이 걸리던 개발기간이 2주 이내로 최대 50% 이상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또 외주업체 개발 비중을 최소화하고 자체 개발을 확대하는 한편 은행, 카드와 자회사 간 기획 및 품질관리 업무의 중복요소가 제거됨에 따라 은행 약 130억원, 카드 약 20억원 등 연간 총 150억원의 판매관리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우리금융은 IT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IT 내부감사 조직을 ‘사업부서–IT그룹–본부감사’로 이어지는 3중 방어체계로 재편했다. 새로운 IT 거버넌스 출범에 따라 우리금융은 향후 뉴 원(New WON), 서비스형 뱅킹(BaaS), 생성형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디지털자산(STO, CBDC) 등 디지털사업 추진에 한층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진행 중인 ‘우리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New WON)’은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캐피탈, 종금, 저축은행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슈퍼앱이다. 이를 위해 앱 화면(UI/UX) 구성뿐만 아니라 앱 운영 인프라와 개발환경 등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완전히 새판을 짜는 사업이다.

우리금융은 그룹 네트워크를 비금융 디지털 기반 신사업으로 확장한 새로운 사업모델 구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이 구상하는 디지털 기반 신사업은 ▲모빌리티 ▲여행 ▲부동산 ▲통신 ▲프롭테크 등 생활 밀착형 업종 제휴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금융 거래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사업/신서비스 수행은 전략적 제휴뿐만 아니라 시장상황과 사업특성에 따라 지분투자나 자회사 직접 수행 방식 등 다양한 형태로 유연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뱅킹 기반 서비스(Banking as a Service)’로 뱅킹 인프라를 테크기업 등에 제공하고 해당 제휴 서비스 사용자를 우리금융 고객으로 연결하는 신사업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뱅커’를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WON뱅킹 내 챗봇에 탑재할 ‘AI 뱅커’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간에 오고 가는 대화를 분석, 언어모델을 학습시켜 은행 직원과 동일 수준의 예금 상품 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2023년 하반기에 금융권에서 처음 도입한 ‘직원용 AI 지식상담 서비스’도 올해 안에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우리금융은 생성형 AI 도입 효과가 큰 업무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 생성형 AI 활용 범위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증권토큰(STO), 중앙은행발생디지털화폐(CBDC)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한국은행 CBDC 테스트 일정에 맞춰 CBDC 플랫폼을 구축 예정이며, 내년 초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STO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플랫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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