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달리(D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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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과거 기차 여행의 묘미였던 식당칸이 비행기에서 재현될 수 있을까?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기내 스낵바 도입에 속력을 내는 가운데, 이러한 추세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일부 노선에 기내 스낵바인 '그랩 앤 고'(Grab-N-Go)를 도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전했다. 해당 서비스는 신형 에어버스 A321neo 여객기 도입과 함께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일부 노선에 적용된다.

유나이티드항공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 탑승객들은 스낵바에 구비된 음료와 간식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수량은 한정적이고 승무원들이 서비스하는 음식과 음료를 받은 이후에만 이용이 가능하다. 또 회사는 800마일(약 1287km) 이상의 장거리 노선에만 그랩 앤 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장시간 비행하는 탑승객들의 편의 향상이 서비스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기내 스낵바 도입은 이번이 첫 사례는 아니다. 미국의 저비용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지난 2014년 기내 스낵바 도입을 시작했다. 제트블루의 스낵바는 출시 당시 '더 마켓플레이스'(The Marketplace)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회사가 A321neo 기종을 도입한 2019년부턴 현재의 '팬트리'(Pantry)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승객들 스낵바 좋아해"...다른 항공사와 차별점으로 작용

항공사들이 스낵바를 기내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관련 업계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하고 있다. 

헨리 하트벨트(Henry Harteveldt) 앳모스페어 리서치 그룹 사장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자급식 간식을)승객들이 정말 좋아한다"라며 "DIY 스낵 공간을 통해 승객들이 더 즐거운 비행을 할 수 있고 객실 승무원이 개별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하게 이동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트블루의 자급식 간식대 [사진: 제트블루]
미국 제트블루의 자급식 간식대 [사진: 제트블루]

그는 레드오션인 항공업계에서 기내 스낵바가 다른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차별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트버트는 "오래전에 하나의 덩어리가 된 업계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차별점"이라며 "무료 와이파이, 향상된 기내 엔터테인먼트, 주문형 스낵 옵션과 같은 기능은 사소해 보일지라도 고객의 관점에서 중요한 선택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공사가 하는 일의 80~90%는 제트블루나 유나이티드와 같은 항공사 간에 동일하다. 주요 경쟁사보다 눈에 띄기 위해선 차별되는 10~20%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차별화 전략의 일부가 자급형 간식 공간이라면 그렇게 하라"고 덧붙였다.

항공사 비용 절감 수단에 불과...인건비 절감 효과는 의문

그러나 모든 업계 전문가가 자급식 간식이 고객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기내 스낵바가 항공사의 비용 절감 수단이라는 점에 더 무게를 뒀다.

로버트 W.맨(Robert W.mann) 항공 컨설턴트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스낵바가 "셀프서비스 옵션을 새롭게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냉소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탑승 게이트에서 승객들에게 도시락 가방을 옵션으로 제공했던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의 예를 들었다.

로버트는 "요즘에는 이러한 편의시설이 서비스용 시설로 인식되지만 당시에는 기내에서 제공되는 따뜻한 메인요리를 대체하는 용도였다"라며 "아메리칸항공의 비스트로 백과 델타의 스카이 델리 옵션 모두 승객들에게 욕을 먹거나 꽤 큰 비난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진:제트블루]
[사진:제트블루]

기내 스낵바는 장기적으로 승무원들의 피로를 줄여 항공사의 영업이익을 최적화하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 비용 절감 및 영업 최적화는 코로나19로 장기 불황을 겪은 항공업계에서 공통으로 부는 바람이다.

클락 존스(Clark Johns) 안톤에비에이션 컨설턴시 컨설턴트는 "셀프서비스는 전반적인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더 넓은 추세일 수 있다"라며 "항공사의 다른 서비스 분야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관찰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체크인 및 항공편 관리를 위한 모바일 앱 사용, 위탁 수화물 처리를 위한 키오스크 확산 등을 근거로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전통적인 기내 배식 서비스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WP는 전했다. 승무원들은 여전히 따뜻한 식사와 음료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스낵바 채택이 확대되면 장기적으로 승무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거란 설명이다.

로버트 W.맨은 "비용과 비행 후 승무원 및 고객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며 "간식 키오스크를 이용하기 위해 통로에 줄을 서는 고객들이 통로 측 좌석 고객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천공항 셀프 체크인 카운터 [사진: 셔터스톡]
인천공항 셀프 체크인 카운터 [사진: 셔터스톡]

미국 항공사들이 이미 최소한의 승무원들을 동반한 채 여객기를 운행하고 있어 인건비 절감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연방항공국은 안전상의 이유로 승객 50명당 승무원 1명이 기내에 탑승할 것을 요구한다. 다양한 자동화 기계를 도입해 공항 내 항공사 인력을 줄이는 것과는 다른 문제란 것이다.

기내 스낵바가 다른 항공사로도 확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도입을 위해선 한정된 기체 공간이 해결 과제일 것으로 WP는 분석했다. 현재 유나이티드항공의 스낵바가 설치된 에어버스 A321neo 기종 중 일부는 여분의 중간 객실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WP는 유나이티드항공이 가장 고급 노선에 사용하는 50인승 항공기인 봄바디아 CRJ-550과 같은 최신 항공기에 스낵바를 설치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유연하게 기내 공간을 설정할 수 있어 다양한 유형의 자급식 서비스가 가능하단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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