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사상초유의 위기를 맞아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경영 쇄신에 직접 나선 가운데 공동체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어 어느 정도의 인사 광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카카오가 사법리스크에 이어 내홍에 휩싸였다.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 위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연일 카카오의 내부 경영 실태를 폭로하고 있다.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은 지난 9월 카카오에 합류해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와 감사를 맡았다. 당시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카카오 쇄신을 위해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인물로 알려졌다.
최근 김 총괄은 카카오 공동체의 만연한 문제들을 폭로하면서 자신이 추진한 쇄신안을 공개했다. 그는 ▲경영진 및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골프장 회원권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데이터센터/공연장 등 건립업체 선정 등 카카오의 내부 문제들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김 총괄이 임직원에게 욕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김 총괄이 회사의 치부라고 할 수도 있는 내용들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는 별다른 제재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김 총괄의 폭로에는 김범수 창업주의 암묵적인 지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범수 창업주는 경영진 교체를 포함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김 창업주는 지난 13일 진행된 3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 당시 강도 높은 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카카오 창업자로서 많은 분의 질책을 정말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준법과 신뢰위원회 등 외부 통제도 받으며 신속하게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7일 진행된 5차 공동체 경영 회의에서 그는 "관리 프로세스에 느슨한 부분이 있는지 철저히 돌아보고 전 공동체 차원에서 준법·인사·재무 등 측면에서 밀착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에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 공동체의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는 곧 만료될 예정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급 인사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이다.
여기에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배 대표의 임기 만료일은 2025년 3월이지만 현재 그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된 상태다. 카카오의 글로벌 및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사령탑이 부재인 상황이다.
또한 배 대표는 CA협의체 부문별 총괄에도 합류했었다. 앞서 카카오는 'SM엔터 시세조정혐의', '카카오모빌리티 과징금' 등 공동체 안팎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를 위해 공동체얼라이먼트센터를 CA협의체로 재정비한 바 있다.
배 대표의 부재로 인해 CA협의체도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CA협의체에는 배 대표를 포함해 김정호 경영지원총괄, 권대열 위기관리총괄, 정신아 사업관리 총괄 등 4인 체제였으나 배 대표가 빠지면서 3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김 창업주는 카카오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에만 자회사를 포함해 4번의 수장교체를 단행 바 있다. 이에 잦은 리더쉽 개편으로 내부적 혼란을 발하고 사업의 영속성을 저해시켰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는 김 창업주가 임원 인사를 포함한 경영 쇄신안을 마련한다고 밝힌 만큼 그간 없었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카카오는 김 총괄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이에 만기를 앞두고 있는 경영진 외에 비리 정황이 확인된 임원들까지 대규모로 교체되는 등 이례적인 인사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총괄이 내부 치부를 까발리고 강력하게 조직 쇄신을 외치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인사가 벌어질 것은 예고된 사안”이라며 “다만 공동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인사가 나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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