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5 프로 라인업 [사진: 애플]
아이폰15 프로 라인업 [사진: 애플]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4분기 애플발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아이폰15' 출시 효과가 커지면서 3분기 정체됐던 패널 출하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3분기부터 애플 아이폰15 출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아이폰14가 중국 시장 락다운과 대만 협력사 폭스콘의 생산차질 등으로 판매가 더뎠던 만큼, 이에 대한 이연 수요가 올해 발휘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아이폰15의 초도 생산량은 오히려 예년보다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카메라 모듈 등 부품 수율에 문제가 생기며 수급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이에 따라 패널 업계가 기대했던 실적 반전의 기회도 4분기로 밀렸다.

아이폰15의 판매량 증가로 가장 큰 변화가 기대되는 곳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만 해도 3분기에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이폰15 생산 차질과 각 모델에 대한 패널 승인이 늦어지는 등 악재로 영업손실을 2분기 대비 2000억원 가량 줄이는 데 그쳤다.

다만 4분기에는 아이폰15 물량 증가, 연말 특수 이벤트 등에 따라 적자 구조를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 892억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업계 내 악재에도 실적 선방을 해온 만큼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3분기에도 갤럭시Z 폴드5·플립5, 아이폰15 초도 물량 공급 등 효과로 1조9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불황기에 접어들었던 업계가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게 되자, 시장의 시선은 내년 업황 변화에 쏠리고 있다. 기대감을 높인 4분기 실적을 내년까지도 이을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애플]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애플]

긍정적인 변화를 예상케 하는 요소는 있다. 애플이 내년 출시할 아이패드 신제품이 OLED 패널을 탑재한다는 소식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패드에 LCD 패널만 사용해왔지만, 내년을 기점으로 일반·프로 모델에 각각 10.9인치, 12.9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IT용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충분히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시장이다. 중국 BOE와 같은 해외 경쟁자가 기술 문제로 애플의 승인을 얻기 힘든 만큼 양사가 독점할 수 있는 구조여서다. 증권가 등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아이패드 OLED 패널 물량의 60%, 삼성디스플레이가 40%를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패드용 패널이 스마트폰 대비 출하량이 많지 않지만, 공급가격이 스마트폰용 패널보다 3배 가량 높아 수익성에 이점이 있다. 만약 애플이 오는 2026년 맥북용 패널까지 OLED로 전환한다면 추가적인 성장도 기대된다.

다만 업계는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의 반등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애플향 물량 출하 외에도 PC·스마트폰·TV 등에 대한 소비심리가 회복돼야만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8세대 IT용 OLED 라인 전환 등 설비투자를 언제 시행하느냐가 선행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선제적으로 8.6세대 투자를 발표한 만큼, 투자 시기가 늦어질수록 생산성·원가에 밀리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은 들리고 있으나 실질적인 설비투자는 집행이 되지 않아 생태계 전반의 상승동력은 낮은 상황"이라며 "자금난을 겪는 LG디스플레이 등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에 대해 협력사들도 매우 유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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