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프로(Vision Pro) [사진: 애플]
비전 프로(Vision Pro) [사진: 애플]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애플이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글로벌 확장현실(X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메타와 애플이 XR 기기 초반 레이스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내년 XR 디바이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공개를 목표로 XR 디바이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능이 합쳐진 혼합현실(MR) 헤드셋이 유력 제품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구글, 퀄컴과 협력해 XR 디바이스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제품은 당초 오는 26일 '갤럭시 언팩 2023'에서 일부 공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5월 애플이 연례개발자컨퍼런스(WWDC) 행사에서 고가의 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 내부에서 공개 일자를 연기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를 개발할 당시 메타의 '메타 퀘스트' 시리즈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지만, 애플 비전 프로 출시 이후 개발 목표를 높였다고 봤다. 보편적인 성능으로 출시해 점차 개선하는 방식이 아니라 완성도를 확실히 높여 경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경쟁자인 메타, 애플이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시장 입지를 다진 것도 출시 연기의 배경으로 보인다.

메타와 애플이 이미 XR 시장에서 각자의 입지를 다진 점도 이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메타는 지난 2020년 오큘러스 퀘스트2를 시작으로 VR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보한 상태다. 애플이 내놓은 비전 프로 대비 성능은 부족하지만, 판매 가격을 지속적으로 내리면서 대중화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은 막강한 자체 생태계와 품질에 대한 신뢰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아이폰·맥북·아이패드 등 유기적인 디바이스 간 연결이 비전프로로 넓히면서, 기존 애플 제품 사용자의 유입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초고화질 디스플레이와 손동작 인식 등 고품질 부품과 신기술 적용도 구매 의향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반면 삼성전자는 XR 시장 내에서 차별적인 입지가 아직 없는 탓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출시한 VR 기기인 '기어VR', '오디세이 플러스'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은 물론, 차별적인 기술력과 기능이 뒷받침돼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새로 개발하고 있는 웨어러블 제품이 XR 디바이스와 연동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한국 특허청에  '갤럭시 서클'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다. 갤럭시 서클은 웨어러블 기기로 추정되는 상표권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 특허상품청에 '삼성 갤럭시 링' 상표권을, 이달 3일에는 영국 지식재산청에 '삼성 서클', '삼성 인덱스', '삼성 인사이트' 3건의 상표권을 등록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스마트 링'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건강, 피트니스, 수면 등 헬스케어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만약 이 제품과 삼성전자가 출시할 XR 디바이스가 연동될 경우, 헬스케어 정보 관리는 물론 컨트롤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