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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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마치고 올해 사업 전략 수립의 큰 틀을 이미 마련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세부적인 계획은 1~2월 안에 다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KT의 경우 구현모 대표 연임 여부가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라, 최종 사업 계획 수립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가 SK브로드밴드 대표도 겸하며 인공지능(AI) 사업을 강화하는 등 ‘AI 컴퍼니’로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사업 조직 강화, 전기차(EV) 충전 등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KT는 구현모 대표가 임기 내내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강조해왔는데, 만약 새로운 대표로 바뀌면 회사 사업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중 KT를 제외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작년 말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내년 사업 방향의 큰 틀을 이미 수립한 상태다. SK텔레콤은 조직개편에서 AI 컴퍼니 도약을 위한 3대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했다. 유영상 대표가 단장을 맡는 ‘A.(에이닷)추진단’을 신설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미래기획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비스 기획·개발, AI 대화·데이터 기술 등 전문화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무선 통신, 엔터프라이즈, 미디어 등 통신 분야의 기존 사업을 AI로 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담당할 ‘디지털혁신CT(CDTO)’도 신설했다. 이 조직은 신규 영입된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 출신 장현기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디지털혁신CT담당(CDTO)이 이끌게 된다. 

또한 SK텔레콤은 AI 솔루션 전문 기업 코난테크놀로지에서 양승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도 신규 영입했다. AI 핵심 기술과 우수 인재를 보유한 유망 기업 투자 등을 통해 AI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회사 전반과 타 산업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AIX(CTO)’ 조직을 맡기기도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일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전 구성원에 보낸 이메일 신년사에서 ‘2023년을 인공지능(AI) 컴퍼니로의 도약과 전환을 하는 비전 실행의 원년’으로 삼자고 당부했다. 유 대표는 2022년은 팬데믹 이후 뉴노멀의 서막을 보여준 한 해로 초유의 금리인상과 전쟁 발발로 인플레이션과 脫 세계화의 시대가 도래했으며, 이는 새해에도 불확실한 경영환경 요인으로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사업적으로는 넥스트(Next) 인터넷 후보로 거론되는 대화형 AI, 메타버스, 웹3 등이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발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움츠려 있기 보다는 올 한해를 ‘도약과 전환’의 해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특히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컴퍼니’ 비전 실천과 성과를 가시화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에이닷의 성공적 안착을 통해 글로벌 AI 서비스 사업자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유무선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사업을 AI로 재정의하며, 타 산업의 AI 전환(AIX)도 적극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유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빅 테크 수준의 서비스와 기술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메타버스, 전기차(EV) 충전 등 신사업 관련 조직을 재정비한 상태다. 예를 들어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조직 내 콘텐츠 제작 전문 조직인 ‘스튜디오X+U’를 두고, 스튜디오X+U를 콘텐츠 IP 발굴·개발·투자 등을 담당하는 ‘콘텐츠IP사업담당’과 콘텐츠 제작을 맡는 콘텐츠제작센터 등 2개의 조직으로 개편했다. 또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차세대기술랩은 메타버스서비스개발랩으로 이름을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 강화를 시사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EV충전사업단’도 신설한 데 이어, 최근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플랫폼인 ‘볼트업’ 앱의 베타서비스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LG유플러스는 ▲통신의 디지털화와 루틴·구독 서비스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미디어 시청경험 기반의 ‘놀이 플랫폼’ ▲아이들나라 기반의 ‘성장케어 플랫폼’ ▲SOHO·SME·모빌리티 등 B2B사업의 플랫폼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황 사장은 2일 영상으로 임직원에게 전달한 2023년 신년 메시지를 통해 “본업인 통신은 디지털화를 추진해 가입·개통·CS 등 온라인 고객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고객이 자주 방문하고 오래 머물 수 있는 루틴·구독 서비스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미디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의 시청경험을 고도화하고, 콘텐츠 제작 전문역량을 활용해 콘텐츠 사업을 추진해 놀이플랫폼을 본격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케어 플랫폼에서는 아이들나라가 신사업으로 자리잡게 하고, B2B에서는 SOHO·SME·모빌리티 등을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U+3.0 변화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실행 전략으로는 AI·데이터 기술의 내재화와 유연한 조직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추진하는 변화의 방향이 고객의 데이터를 통해 설정돼야 하는 만큼,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해석할 수 있는 AI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상용화한 AI 데이터 기술을 사업에 곧바로 적용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전 사업부문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KT는 구현모 대표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조직개편 및 내년 사업 계획 수립 등도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다. KT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최고경영자(CEO) 단독 후보로 구현모 현 대표를 선정했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구 대표 연임에 반대하고 있어 당분간 임원 인사 등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 연임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올해 사업 계획 수립 및 그동안 그가 추진해 온 디지코 전환 전략의연속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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