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제1회 양자 기술 최고위 전략대화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제1회 양자 기술 최고위 전략대화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군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23일 구현모 대표는 KT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해 차기 대표이사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구현모 대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이사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7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참석은 예정대로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3월 취임한 구 대표는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말 연임 의사를 표명한 뒤 이사회에서 연임 적격 후보로 선정됐다.

하지만 ‘셀프 경선’이라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제대로 된 외부 공모 절차 없이 속전속결로 심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사회 재량이라고 하지만 차기 후보자 모집 방식과 선정 과정이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경선’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KT 이사회가 최종 후보 선임 절차를 구 대표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지난해 안에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말이 다 되도록 경선 후보 선정 방식과 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연임절차를 지적하자 절차적 정당성만 갖추는 일종의 ‘보여주기식 경선’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계속 나왔다. 정치적 외풍을 방어하기 위해 2019년 개정한 KT 정관을 스스로 무력화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스스로 공개 경선을 자청하는 등 공정성 논란을 피하려 노력했으나 정부의 압박을 받고 연임을 스스로 포기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품권깡 등 정치자금법 위반, 구 대표의 친형인 구준모의 회사를 인수해준 현대차그룹에 대한 보은성 투자 의혹 등 각종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KT 이사회는 지난 9일 구 대표를 차기 대표로 추천하기로 한 종전 결정을 모두 뒤집고 경선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지난 20일까지 사외후보 18명의 지원을 받았고, 사내후보 16명을 포함해 34명 후보를 살펴보는 중이었다.

구 대표가 후보군에서 사퇴하면서 이제 후보군은 33명이다. KT 이사회는 내달 7일경 새 최종 후보를 발표하고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 선임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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