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SSG닷컴', 롯데 '롯데온' [사진: 각 사 취합]
신세계 'SSG닷컴', 롯데 '롯데온' [사진: 각 사 취합]

[디지털투데이 조믿음 기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유통 공룡들이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전략 마련에 나선 반면, 신세계는 온라인 집중 공략을 이어 나가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백화점, 아울렛, 슈퍼, 할인점 등 주요 오프라인에 2026년까지 총 8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며 온라인을 위주로 투자를 이어오던 행보와 다른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5년간 37조원을 투자하고 이 중 8조1000억원을 유통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지만, 그 중심을 오프라인으로 두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신규 사업으로 건강 관리 토탈 솔루션 제공을 위한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4월 1일 설립했다. 개인 맞춤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특히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 접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롯데쇼핑은 백화점 부문 1위 탈환을 목표로 오프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상암동과 인천 송도 등지에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 등 핵심 지점의 리뉴얼을 진행하는 등 새단장에 나선 모습이다. 

이어 롯데마트는 미래형 혁신 매장 ‘제타플렉스’, 창고형 할인점 ‘맥스’, 와인 편집숍 ‘보틀벙커’ 등 신사업에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새로운 효자 아이템으로 떠오른 와인 편집숍 보틀벙커를 빠르게 확대시키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잠실 제타플렉스에 보틀벙커 1호점을 오픈한 뒤로 2호점 창원중앙점, 3호점 광주 상무점까지 와인 특화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제타 플랙스의 경우 보틀벙커가 오픈한 이후 주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창원중앙점과 광주 상무점 역시 주류 매출은 각각 6배, 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투자 청사진에서 롯데온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부분이 빠졌다는 것이 주목할만 한 부분이다. 

롯데는 2020년 4월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을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을 선보였지만, 코로나19 수혜를 받은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줄어들며 롯데의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잡게 됐다. 롯데온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5% 줄어든 1080억원, 영업적자는 950억원에서 1560억원으로 늘어났다.

롯데는 롯데온의 실적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오랫동안 이어오던 순혈주의를 깨고 이례적으로 외부 인사인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를 영입하고, 수평적인 체계로 제도를 조직을 개편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보지 못했다. 또한 롯데온은 이커머스 핵심 사업으로 꼽히던 새벽배송까지 철수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모은 바 있다. 

신세계통합멤버십[사진: 지마켓글로벌]
신세계통합멤버십[사진: 지마켓글로벌]

반면 신세계는 이커머스 ‘올인’ 전략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부동산을 팔아 만들어낸 여유자금을 이커머스 역량 강화에 쏟아붓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마켓 글로벌과 W컨셉을 각 3조4404억원, 2650억원을 들여 투자했다.

신세계는 여유자금 확보를 위해 이마트 성수동 본사까지 매각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성수동 본사를 매각하면서 1조22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지난해 마곡, 창충동 부지를 매각하면서 8794억원을 확보했다. 

신세계는 오프라인 사업 확대를 위해 11조원을 투자함과 동시 온라인 사업에는 3조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 확대를 위한 PP센터 확충과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에 75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리뉴얼마저도 온라인 사업 확대에 초점이 맞춰진 것. 

신세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까지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먼저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를 중심으로 한 통합 멤버십을 구축하고 향후 이마트와 백화점까지 연결된 신세계 유니버스를 만들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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