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스퀘어의 자회사 기업공개(IPO)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까지 SK스퀘어 자회사 1, 2호 가 모두 IPO를 철회하면서 내년부터 상장이 예정된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콘텐츠웨이브(이하 웨이브) 등의 IPO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또 자회사 IPO 등으로 현재 26조원 규모인 순자산가치(NAV)를 2025년 75조원까지 키우겠다는 SK스퀘어의 비전이 현실화될지도 미지수라는 평가다.

투자은행(IB) 및 증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SK쉴더스와 원스토어 IPO 철회가 SK스퀘어 향후 계획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올랐다.

우선 SK스퀘어의 자회사 상장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1호)와 원스토어(2호)를 시작으로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의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11번가는 내년 IPO를 목표로 상장 주관사를 선정 중인 상황이다.  

원스토어 IPO가 철회된 지난 11일 SK스퀘어 주가는 SK쉴더스가 상장 철회를 발표한 6일 4만8400원(종가 기준)보다 7.6% 내린 4만4700원에 마감됐다. SK텔레콤에서 분할 재상장된 지난해 11월 29일 종가 7만6000원보다 41% 떨어진 수치다. 20일 장마감 기준 SK스퀘어 현 주가는 4만6350원으로 지난 11일보다 소폭 상승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 기준가는 인적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작년 10월 25일 30만9500원의 5분의 1인 6만1900원이다. 두 회사는 변경 재상장 첫날인 작년 11월 29일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의 호가를 기준으로 시초가가 형성된다. 당시 시초가는 SK텔레콤 5만3400원, SK스퀘어는 8만2000원이다. SK텔레콤의 20일 장마감 기준 주가는 5만8200원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경우 불안정한 글로벌 증시 상황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 상장을 철회했다”며 “IPO는 전략을 다시 짜야겠지만, 신규 투자와 SK하이닉스 배당 수익 등 SK스퀘어의 성장 전략은 여러 개다. 다른 자회사들은 각 시장 상황을 봐가며 (상장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 원스토어 IPO 철회는 재무적투자자(FI) 투자 유치와 관련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FI는 회사와 자본투자 계약을 맺을 때, 다양한 안전 장치를 계약서에 넣게 된다. 이때 중요한 조건은 매수청구권, 상장거부권 등이다. 매수청구권은 일정 기간 내에 사업 성과 측면에서 일정 요건을 달성하거나 혹은 IPO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FI 소유주식 전부를 대주주가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상장거부권은 일정 밸류(Value, 가치) 이상에서 IPO 실패 시, IPO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다. 최근 몇 년간 이뤄진 FI 투자유치 계약 내에는 이러한 유형의 권리가 내용에 삽입돼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FI에게 매수청구권이 있다면, FI 투자금은 사실상 대주주에게 부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까지 시장 상황에 변화가 없다면 FI의 상장 거부권이 실행되면서 상장 자체가 어려워지거나, 이 경우 매수청구권이 발동되면서 대주주에게 큰 부담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물론, 상장이 된다면, 대주주 책임은 없게 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상장 시 높은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상장을 하더라도 높은 밸류를 인정받기는 어려워 졌다”며 “이번 SK쉴더스와 원스토어 IPO도 시장과 회사 간 눈높이에 차이가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들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자본 시장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 투자 유치를 할 수 없거나 상장에 실패한다면 이같은 정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저금리에 기반한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면서, 이제 진짜 실력이 드러나는 게임이 시작됐다. 원스토어의 경우처럼 마켓컬리가 상장에 실패한다면, 업력이 오래된 전통기업들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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