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및 부회장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및 부회장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에서 분할해 출범한 SK스퀘어가 자회사 상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먼저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다음달 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첫 시작은 SK쉴더스다. SK스퀘어 자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상장을 추진했던 원스토어는 한 차례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이어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 SK스퀘어 자회사들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IPO를 진행할 계획이다. 첫 스타트를 끊은 두 회사 IPO를 둘러싸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1일 SK스퀘어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는 3~4일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예측 수요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SK쉴더스는 국내 사이버보안 1위 SK인포섹이 물리보안 기업 ADT캡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출범했다. 공모 주식수는 2710만2084주, 공모가 범위는 3만1000~3만8800원이다. SK쉴더스 계획대로라면 공모금액은 8402억~1조516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최소 2조8005억원에서 최대 3조5052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SK쉴더스 상장 예정 시기는 다음달 중·하순이다. 

SK쉴더스가 성공적인 IPO를 위해 뛰어넘어야할 걸림돌은 크게 2가지다. 우선 공모가다. SK쉴더스 공모희망가 기준 시가총액은 2.8조~3.5조원이다. 이 분야 대표 업체 중 하나인 에스원 시가총액이 2.6조원 수준인 만큼, 일각에선 공모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시각이 있다. SK쉴더스는 에스원 대비 높은 마진율, 사이버보안 등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출 및 이익 규모에서 에스원에 뒤지는 상황이다.

구주매출 비중도 IPO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주매출이란 대주주나 일반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말한다. SK쉴더스 전체 공모 물량 가운데 46.7%가 구주매출로 구성돼 있다. 과거 SK텔레콤이 SK쉴더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함께 한 PE 구주 매출로 추정된다. 공모를 통한 현금 유입 중 절반이 회사가 아닌 PE 측으로 유입된다는 점도 멀티플(적정주가)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PE(Private Equity, 사모펀드)는 투자전문 운용사가 소수의 고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금융기관, 기업 등 주식 및 투자증권에 투자하고 기업체질 개선 등을 통해 지분을 매각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장기투자 전문기구를 말한다. 

SK스퀘어 자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상장을 추진했던 원스토어는 한 차례 일정을 연기한 끝에 다음달 9~10일 수요예측, 같은달 12~13일 일반 청약을 거쳐 IPO를 진행할 전망이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4300~4만1700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139억원에서 1조1110원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원스토어는 구글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앱스토어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토종 앱 마켓’이다. 원스토어의 2021년 매출액은 2142억원으로 공모희망가는 PSR(주가매출비율) 2021년 매출 기준 4.3~5.2배 수준이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액을 3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환산 시 PSR 3.0~3.7배 수준이다. PSR이란 주가를 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성장성에 주안점을 두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하는 데 이용하는 성장성 투자지표를 말한다. PSR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고 본다.​

원스토어의 강점은 우선 빠른 성장(매출액 2020년 1552억원 → 2021년 2142억원)이다. 즉, 성공적 확장이 이뤄졌으며 대형 게임사와의 계약 추진도 장점이다. 약점은 적자 지속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미지수다. 앱스토어 시장에서 핵심 매출액을 기여하는 게임회사는 앱마켓을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글로벌 진출의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어떤 식으로 극복하는가가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SK스퀘어는 두 회사 외에도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의 자회사들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IPO를 진행할 계획이다. SK스퀘어는 계열사 IPO 등으로 현재 26조원 규모인 순자산가치(NAV)를 2025년 75조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SK스퀘어어의 순자산가치가 26조원이나 되는 이유는 SK하이닉스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29일 장마감 기준, 81조 9003억원인데 SK스퀘어는 하이닉스의 지분을 약 20% 보유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SK스퀘어 출범 후 첫 공모로 원스토어와 SK쉴더스 낙점됐으나 SK스퀘어 주주 입장에서는 SK스퀘어 보유 지분의 구주 매출 없는 IPO는 실익이 크지 않다”며 “SK스퀘어 지분의 구주 매출을 통해 SK스퀘어의 투자 재원을 늘리거나, 배당 혹은 자사주 매입 형태로 보상하는 것이 SK스퀘어 주주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