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45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45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노리는 국내 기업들이 캐나다로 향하고 있다. 미국 현지 공장 건설과 동일한 관세 혜택을 받으면서도 전기료 등 운영 환경이 비교적 유리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와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위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다. 양사는 2026년 기준 연간 45GWh을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 셀 라인을 짓고, 모듈 생산 라인도 함께 건설한다.

배터리 셀 협력사인 소재기업들도 캐나다를 전초기지로 선정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11월 캐나다 퀘벡주 그헝비에 옛 서킷포일룩셈부르크(CFL) 부지를 매입하고 올해 7월 착공에 돌입한다. 공장은 2024년 하반기 1만7000톤 규모 배터리용 동박을 생산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완성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으로 캐나다에 진출했다. 양사는 2023년부터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공장을 짓고, 향후 GM의 전기차 사업 확대에 따라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배터리 셀, 소재 기업이 캐나다로 진출하는 이유는 북미 시장 대응이 가능하고 투자 효율이 높아서다. 

북미 전기차 시장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등에 힘입어 중국, 유럽에 이은 3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북미 전기차(EV+PHEV 기준)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46GWh에서 내년 143GWh, 2025년 286GWh로 고속 성장세가 예상된다.

다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생산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2025년 7월 발효되는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간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완제품의 역내 생산부품 비중을 75%까지 올려야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배터리 업계는 캐나다가 USMCA 당사국으로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공장을 운영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이란 것에 주목했다. 미국 현지와 혜택은 같으면서도 원료 공급망, 친환경성, 공장 가동 비용 면에서 효율이 높다는 평가다.

솔루스첨단소재가 확보한 캐나다 퀘백주 공장 부지 [사진: 솔루스첨단소재]
솔루스첨단소재가 확보한 캐나다 퀘백주 공장 부지 [사진: 솔루스첨단소재]

솔루스첨단소재와 포스코케미칼이 선택한 퀘벡주는 대규모 수력 발전 용량을 갖춰 전기료가 저렴하고 변동성이 적다. 또 배터리 소재 생산공정에서 필요한 용수가 풍부하고, 수력발전이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돼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정책  대응이 유리하다. 여기에 캐나다가 니켈, 구리 등 배터리 핵심 원자재가 다수 매장돼 있어서  원료 확보에도 이점이 있다.

캐나다 내 완성차 주요 생산 공장과의 접근성도 한몫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이 들어설 온타리오주에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토요타, 혼다 등 핵심 완성차 공장이 밀집해 있다. 온타리오주가 미국 북부 국경선과 맞닿아 있어 미국 현지로 향한 물류이동에도 유리하다.

캐나다가 유럽연합(EU)과 2017년 포괄적 경제무역협정(CETA)을 체결한 것도 의미가 있다. 이 협정으로 캐나다 역내 생산 제품을 EU 국가로 수출 시 관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 무대로 삼았던 유럽과 신규 진출한 북미 시장 연결성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캐나다는 정부 차원에서 배터리 기업 공장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도 온타리오 주정부가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일진머티리얼즈 등 국내 기업들은 북미 시장 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들은 아직까지 행선지를 확정짓지 못했지만 무관세와 인센티브 등 여러 혜택이 있는 캐나다를 유망한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영상=디지털투데이 모빌리티 디퍼뉴스 데일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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