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SE 3세대 [사진 : 애플]
아이폰SE 3세대 [사진 : 애플]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갤럭시A53과 아이폰SE 3세대(이하 아이폰SE)로 중저가(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붙는다. 두 모델 모두 출고가가 59만원대로 프리미엄폰에 준하는 성능을 갖췄다. 또한 두 스마트폰 모두 5G를 지원하며 심지어 국내에서 사전예약 시작일(18일)까지 같다.

아이폰SE의 장점은 아이폰13에 탑재됐던 A15 바이오닉 칩셋(AP)이 적용돼 성능이 프리미엄폰(아이폰)13과 사실상 같지만 디스플레이가 4.7인치로 작은 것이 단점이다. 갤럭시A53은 AP가 프리미엄폰(갤럭시S)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만 6.5인치 디스플레이에 AI기능을 더한 카메라가 장점이다. IP67 등급 방수 방진 기능도 두 제품 모두 들어간다. 아이폰SE3의 출고가는 64GB 59만원, 128GB 66만원, 256GB 80만원이다. 갤럭시A53은 128GB 용량에 59만9500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오후 11시 삼성 갤럭시 A 이벤트 2022(Samsung Galaxy A Event 2022)'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갤럭시A53 5G와 갤럭시A33 5G를 공개했다. 보급형 모델이지만 예전 갤럭시A 시리즈 특징처럼 카메라 성능에 승부를 걸었다.

갤럭시A53은 OIS(광학손떨림 방지)를 탑재한 6400만 화소 기본 카메라를 비롯해 후면에 쿼드(4) 카메라를 담았다. AI를 기반으로 인물모드와 저화질 카메라를 보정하는 ‘사진 리마스터’, 함께 찍힌 불필요한 사물을 지우는 ‘AI 지우개’ 등을 A시리즈 중에선 처음으로 적용했다. 정리하면, 갤럭시A53은 AP 등 성능은 프리미엄폰에 못미치지만 카메라 기능이 프리미엄급이라고 보면 된다. 

애플 역시 지난 9일 59만원부터 시작하는 스마트폰 아이폰SE를 선보였다. 아이폰SE에는 아이폰13에 탑재됐던 A15 바이오닉 칩셋이 들어가 성능이 아이폰13과 사실상 같다. 아이폰SE에 적용된 딥퓨전(Deep Fusion)은 첨단 머신러닝(ML)을 이용해 사진 질감과 디테일, 노이즈를 자동으로 최적화 처리한다.

아이폰SE는 AP가 우수해 처리속도는 빨라 게임 등에 적합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애플에 따르면 2개의 고성능 코어 및 4개의 고효율 코어를 갖춰 아이폰SE가 아이폰8 대비 최대 1.8배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이폰SE는 갤럭시A53에 비해 단점도 분명하다. 램도 아이폰SE는 4GB로 갤럭시A53(6GB, 국내용)에 비해 떨어진다.

아이폰SE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급 하나만 달려있고 디스플레이는 4.7인치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배터리 용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역대 가장 강력하고 견고하면서도 향상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자랑하는 아이폰SE를 탄생시켰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현지 매체의 평가는 반대다. 워싱턴포스트는 “배터리 수명은 전작보다 개선되지 않았다. 전화·사진·이메일·비디오스트리밍 등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12시간 만에 배터리가 방전됐다”고 보도했다.

갤럭시A53 [사진 : 삼성전자]
갤럭시A53 [사진 : 삼성전자]

애플의 이번 아이폰SE는 세 번째 제품이다. 2020년에 출시된 아이폰SE 2세대는 같은 해에 나온 갤럭시S20을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출하량 5180만대를 기록하며 단일 모델 중 처음으로 연간 출하량 5000만대를 돌파한 갤럭시A12였다. 삼성과 애플이 중저가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두 제품의 경쟁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제품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최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2는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에 직면해 있다. (관련기사/삼성, 갤럭시S22 성능조작 논란에 소스코드 해킹까지...악재 겹쳐) 애플은 아이폰SE 최신형(3세대)이 전작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글로벌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프리미엄폰 위주인 애플이 글로벌 매출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보다 높지만, 글로벌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보다 저렴한 갤럭시A와 갤럭시M 시리즈를 내세운 삼성이 앞서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는 2억71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2억3790만대의 애플에 앞서 1위를 차지했다. 갤럭시 A와 M 시리즈의 수요 증가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의 출하량 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애플의 지난해 글로벌 출하량은 전년 대비 18%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해 4분기에는 815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6720만대의 삼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크기가 작다는 단점이 있지만 성능이 아이폰13과 사실상 같은 아이폰SE가 출시될 경우 출하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