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차기 KT그룹을 이끌 미래융합전략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황창규 KT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래융합전략실 임원 인사를 확정 발표하고, 체제 구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미래융합전략실은 각 부문 실, 그룹사별 핵심역량을 진단하고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황창규 회장이 KT를 직접 진두지휘할 핵심조직이다.

앞서, 황창규 KT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7일 인사개편을 통해 ‘미래융합전략실’ 신설을 공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를 하지 않아 주목받은 바 있다. 특히, KT의 미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할 미래융합전략실 실장에 누가 임명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 KT광화문 사옥

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27일과 29일에 걸쳐 미래융합전략실 상무 및 상무보 5명의 인사를 확정했다. 임원급은 모두 KT내부 인사다. 상무급으로는 김성훈 상무와 송재훈 상무가 각각 발령을 받았으며, 상무보급으로는 문성욱 상무보, 이미향 상무보, 최인철 상무보가 미래융합전략실에 합류했다.

김성훈 상무는 KT스마트그리드 단장을 역임했으며, 송재훈 상무는 BTO(민간 투자사업) 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김 상무는 스마트그리드 부문에서 탈통신 IT기반의 에너지 사업을 수행했다.송 상무는 BTO에서 상품 및 서비스 혁신, 단말 출시 등 KT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담당했다.

상무보 3명은 모두 KT 사내 프로젝트 전문 조직인 PEG(Project Expert Group) 출신이다. PEG는 KT 상품이나 서비스 부문 과제가 주어지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조직이다. 스마트그리드, PEG 출신의 기용은 KT 내부의 각 사업별 핵심역량을 진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하려는 황 회장의 의지가 다시 한 번 엿보이는 대목이다.

팀장을 포함한 실무급 인사는 이번주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최대 관심사인 미래융합전략실 ‘실장’ 자리에 삼성맨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KT그룹 관계자는 “업계서는 황창규 회장이 삼성전자 시절 구조조정본부(구조본)를 담당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미래융합전략실을 ‘KT판 구조본’으로 부르고 있다”며 “실제 미래융합전략실도 삼성전자의 각 사업 부문 역량을 제고해 운영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본과 유사한 일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융합전략실은 황창규 회장 체제의 핵심이다. 당연히 오랫동안 같이 일했으며 믿을 수 있는 친정(삼성전자)출신 인사를 뽑지 않겠냐”고 밝혔다.

황 회장이 지난달 27일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KT맨’을 중용하며 내부 다독이기에 나섰으니, 이제는 외부 인사를 영입할 순서라는 분석이다. 이미 황 회장은 3일 재무실장(전무)자리에 삼성 출신인 김인회 실장을 앉히며 본격적인 KT내 친정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황 회장 또한 측근을 통해 통신 분야를 잘 아는 삼성 출신의 여러 인사들을 물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행해진 KT 인사를 살펴보면 사장급이 없는데 미래융합전략실 실장에 사장급이 오면 조직내 무게중심이 급격히 쏠릴 전망이다.

한편, KT는 미래융합전략실을 TF(태스크포스) 형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KT관계자는 “미래융합전략실의 규모와 인원에 대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3개의 TF를 꾸려 프로젝트 형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TF당 인원이 10명을 살짝 못미친 것을 감안하면, 미래융합전략실 규모도 30명 수준으로 꾸며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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