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호연 기자] 황창규 KT 최고경영자(CEO)가 예고한대로 인사개편의 칼을 빼들었다. 황창규 회장은 2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KT 13대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황창규 회장은 ‘현장 중심’의 영업력 강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을 시행했다. 20여개에 달하던 사업부문은 9개로 축소 및 통폐합됐다. 이와 더불어 조직 슬림화를 위해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이상 줄였다. 특히, 전체 임원 수의 27%를 구조조정했는데, 이 중 태반이 이석채 전 KT 회장 라인인 ‘올레KT’ 임원들로 알려졌다.

▲ 황창규 KT 회장

◇130여명 임직원 절반 축소, 올레KT 물갈이
황 회장은 인적쇄신을 단행하기 위해 우선 이석채 전 KT회장의 색을 지우는 일부터 시작했다. 황 회장은 이날 KT본사 130여명의 상무보 이상 임원 중 절반에게 오후 3시까지 짐을 싸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황 회장은 KT 신임 회장 내정자로 낙점될 때부터 지금까지 방만한 경영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인력 개편을 시사한 바 있다. 취임사를 통해서도 “회사가 맞은 현재 위기에 대한 1차 책임은 경영진에 있다”며 “지원 부서를 축소해 임원 수를 대폭 줄이겠다”고 공식화 했다.

이에 따라 낙하산 임원은 물론 현재 경영 위기의 책임이 있는 글로벌 엔터프라이즈(G&E) 부문장과 그룹 전체의 전략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코퍼레이트센터장은 모두 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과 김홍진 G&E 부문장(사장), 오세현 KT신사업본부장(전무) 등이 물러날 예정이다.

또한 대외협력(CR), 텔레콤&컨버전스(T&C), 코퍼레이션 부문 등은 규모가 축소 및 통폐합됐다. 이는 사업을 지원하는 부서를 축소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황 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이다.

T&C는 마케팅 부문으로 축소됐으며 T&C부문장인 표현명 사장도 정식 발령을 받지 못하고 KT를 나가게 됐다. KT 컨트롤 타워인 코퍼레이션 부문은 경영기획부문에서 함께 담당하게 됐으며, CR본부의 경우 본부장부터 대외협력실장까지 옷을 벗게 됐다.

커뮤니케이션실은 홍보실로 변경되고 CR쪽과 통폐합됐다. 커뮤니케이션실의 경우 이석채 전 회장이 영입했던 김은혜 전무도 홍보실장으로 발령받는데 실패했다. 이 외 송정희 SI부문장(부사장), 국세청 출신인 임수정 G&E 부문 전무, 최재근 CSV단장 등이 KT를 떠나게 된다.

▲ KT 광화문 사옥

◇황창규 KT호 “답은 ‘현장’에”
황창규 KT 회장은 현장중심 경영을 내세우며 인사개편의 모든 방향을 ‘현장’에 맞췄다. 임원급 직책 규모 50% 이상 축소와 더불어 조직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영업력 강화에 주력했다.

특히, 그는 올레파 임원들이 나간 자리에 KT내부 경험이 풍부하고 직원들의 신망이 높은 통신 전문가를 발탁했다. ‘원래KT’ 멤버인 남규택 부사장을 마케팅 부문장으로, 통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성목 네트워크 부문장을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냈다.

또한 KT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전문가인 임헌문씨를 커스터머 부문장에 영입했으며, 남중수 전 KT 사장 시절 인사인 한훈 부사장을 경영기획부문장에 발령냈다. 황 회장은 현장 중시 원칙에 따라 상무보 승진자 중 현장 근무자 비율을 지난해 22%에서 45%로 2배 이상 증가시켰다. 이번에 승진된 임원중 33%는 모두 현장 출신이다.

이날 황 회장은 주주총회 이후 별도의 취임식 행사없이 양재동 이노베이션 센터를 방문해 현장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광대역 LTE-A 등 KT 통신 경쟁력의 핵심인 네트워크 기술 이슈를 직접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황창규 회장의 현장 중심 경영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현장 챙기기와 함께 향후 KT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미래융합전략실(실장 공석)’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각 부문/실, 그룹사별 핵심연락을 진단하고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글로벌까지 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황창규 KT호는 이날 KT본사를 중심으로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조만간 계열사 통폐합을 포함한 조직개편도 단행될 예정이어서, KT에 또 한번 인사태풍이 불 조짐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