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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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공유 킥보드) 업계 일각에서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에 눈길을 주고 있다. 잇따른 규제 강화에 활로를 모색하려는 일환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개인형 이동수단(PM)을 다루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공유 킥보드 '킥고잉'을 운영하는 올룰로는 삼천리자전거로부터 40억원을 투자받고 전기 자전거 서비스를 선보일 것임을 예고했다. 올룰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가는 중"이라며 "삼천리자전거가 자전거 생산에 강점이 있는 기업인만큼 킥고잉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공유 킥보드 업계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각종 규제로 시름이 깊다. 5분 이내 초단거리 이동이 주를 이루는 속에서 보호 장비(헬멧) 착용이 의무화한데 따라 이용자가 이탈하는 타격을 입었다. 서울에선 불법 주정차 킥보드에 대한 즉시 견인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일부 사례에 대해선 세부 가이드가 나왔지만 원활한 기기 재배치를 위한 운영 인력 확보 등을 이어가야 한다. 

규제 강화 흐름이 계속되자 공유 킥보드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병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업계 밖으로 종종 흘러나왔다. 최근 올룰로 사례처럼 투자를 받고 실제 사업에 나서려는 곳도 있지만 각사 전략이 다른 만큼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보다 일단 분위기를 지켜보는 단계인 모습도 엿보인다.

공유 킥보드 씽씽 운영사 피유엠피는 지난해 9월부터 대구에서 국책 사업 일환으로 전기 자전거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운영 대수는 100~150대 수준으로 전해진다. 대구 외에 피유엠피가 직접 전기 자전거 서비스를 하는 지역은 없지만 지역별 특성에 따라 킥보드와 자전거 서비스를 동시에 운영하는 지역을 늘려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 세계 국가 및 도시에서 각종 PM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라임은 우리나라 외에 일부 해외 국가에서 전기 자전거와 모페드(원동기를 장착한 소형 이륜차) 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전기 자전거의 경우 4세대 모델까지 출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선 수도권과 부산, 대구, 대전 등에서 공유 킥보드 약 3만대를 운영 중이다.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기 자전거 등 다른 이동수단 서비스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한다.

공유 킥보드 업계는 대부분 스타트업인데 이들보다 규모 있게 사업을 운영하는 종합 플랫폼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 자전거 '카카오 T 바이크'를 일부 지역에서 제공 중이다. 차량 공유(카셰어링) 전문 기업 쏘카도 슈퍼앱으로의 진화를 내걸며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 기업 일레클을 인수키로 했다. 

이를 감안하면 공유 킥보드에 대한 규제 때문에 전기 자전거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기보다 중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이동수단 라인업을 갖춰놓기 위함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 자전거를 제공하고자 하는 일부 지자체에선 운영이나 관리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문의는 지속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유 킥보드에 대한 규제는 PM 산업 전체 파이가 커져갈 수 있을지 와도 연관이 있어 다방면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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