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CPU에 이어 IPU를 내놨다. CPU 부담을 덜어 전체적으로 서버와 데이터센터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인텔이 CPU에 이어 IPU를 내놨다. CPU 부담을 덜어 전체적으로 서버와 데이터센터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데이터센터 서버용 프로세서(CPU) 시장을 틀어쥔 인텔이 최근 CPU가 아니라 IPU(infrastructure processing unit)라는 이름이 붙은 칩을 선보였다. 

IPU가 차세대 CPU인가? 생각했다면 오판이다. IPU는 CPU를 보조하는 프로세서다. CPU 중심주의를 고수해왔던 인텔 입장에서 IPU는 나름 의미가 있는 변화라는 평가 많다. 인텔이 마침내 CPU만으로 모든걸 다할 수 없다는 트렌드를 받아들인 행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클라우드 시대, CPU가 모든 걸 할 수는 없다

이름이 다르지만 인텔이 선보인 IPU는 엔비디아가 DPU(Nvidia calls the data processing unit)라고 부르는 칩과 비슷한 개념이다. DPU와 IPU 모두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되는 시대, CPU만으로 컴퓨팅 성능을 담보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규모가 커지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CPU만 늘리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IT미디어 프로토콜은 "DPU의 부상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폭넓게 사용되고 머신러닝 같은 특별한 컴퓨팅 요구사항을 가진 애플리케이션들이 확산되는 것과 같은 몇몇 트렌드들이 맞물린데 따른 결과"라며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인텔 CPU들을 투입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한 때 그래픽 프로세서(CPU)가 머신러닝과 관련한 프로세 문제들에 대안이 될 듯 보였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GPU를 앞다퉈 적용했다. 그러나 GPU는 병목지점들을 모두 제거하지는 못했고 이는 마이크로서비스 방식으로 개발된 평범한 애플리케이션들 조차 기존 서버 디자인내에 있는 기본적인 네트워킹 기술을 압도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프로토콜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인텔을 포함해 여러 업체들이 스마트닉(SmartNIC, network interface controller) 카드를 내놨지만 확실한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스마트닉 카드 역시 CPU 부하를 덜어줘 데이터센터에서 네트워크 스루풋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지금 시점에선 임시방편임이 분명하다고 프로토콜은 지적했다.

서버 디자인에도 변화 예고

인텔 IPU와 엔비디아 DPU 모두 특정 작업은 별도 칩을 통해 CPU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골자다.

인텔에 따르면 IPU는 전용 프로토콜 가속기를 사용해 스토리지 가상화, 네트워크 가상화 및 보안을 비롯한 인프라 기능을 가속한다. CPU상 소프트웨어에서 수행했던 스토리지 및 네트워크 가상화 기능을 IPU로 전환해 CPU 코어를 확보한다. 이를 통해 워크로드를 유연하게 배치해 데이터센터 활용율을 개선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는 소프트웨어와 동일한 속도로 맞춤형 인프라 기능을 배포할 수 있다고 인텔은 설명했다.

인텔이 제시하는 데이터센터의 미래.
인텔이 제시하는 데이터센터의 미래.

워크로드 일부를 CPU가 아닌 또 다른 프로세서로 옮김으로써 서버 디자이너들은 칩 개발사들의 엔지니어링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도 전체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것은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인프라를 관리하는데 있어 보다 많은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프로토콜은 전했다.

AWS와 같은 업체들은 이미 '니트로 시스템'(Nitro System)과 같은 자체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인텔은 IPU로 다른 클라우드 업체들과 델이나 HPE 같은 서버 회사들에게 오랫동안 주요한 공급 업체가 될 것이라고 프로토콜은 전망했다.

IPU는 인텔이 무어의 법칙에서 벗어난 코스로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도 볼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인텔의 한때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던 '무어의 법칙' 얘기를 잘 꺼내지 않는 것 같다. 하나의 칩에 트랜지스터를 집어 넣는 방식으로 프로세서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지금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하는 장면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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