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 CJ ENM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열린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CJ ENM의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CJ ENM]
강호성 CJ ENM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열린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CJ ENM의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CJ ENM]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콘텐츠 업계 강자인 CJ ENM과 유료방송 플랫폼 업계 강자인 IPTV가 콘텐츠 수수료 관련  갈등을 갖고 있는 가운데, CJ ENM이 “콘텐츠 유통·분배 구조도 세계 눈높이에 맞춰 선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콘텐츠의 가치는 전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콘텐츠 수급 구조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플랫폼은 (국내에서)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등 해외 메이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에게 예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31일 CJ ENM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기업 도약 비전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5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CJ ENM, 오리지널 콘텐츠에 5년간 5조원 베팅...올해 8000억원) 올해는 CJ ENM이 8000억원의 콘텐츠를 투자하며 영화·드라마·예능·음악 등 대작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시스템·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강호성 대표는 “시장에서 IPTV와 CJ가 티격태격한다, 콘텐츠 사용료 규모, 수신료 분배에 대해 많은 다양한 목소리 제기되고 있다”며 “물론 빨리 해결해야할 문제이나 지금 글로벌 시대가 왔고, 이는 인프라나 유통구조, 선진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K콘텐츠가 우수했기 때문이다. 콘텐츠 수준은 글로벌에서 인정받는데 이를 유지 가능하게 해야 한다. 산업, 유통구조는 아직 국내 시장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설명한 부분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한 상황에서 콘텐츠가 글로벌화됐다. 문제는 지금 글로벌 OTT들이 한국에 바로 뛰어들었다. 한국 시장이 콘텐츠에만 관심 있고 분배에 관심 없으면 글로벌 메이저스튜디오에 예속될 것”이라며 “시간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우리 K콘텐츠의 우수성이나 질의 증가 만큼 유통구조, 분배구조 시장구조도 선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CJ ENM이 IPTV 등 플랫폼에 공급하면 보통 프로그램의 3분의 2정도를 제작비로 받는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미국은 100% 이상을 받는다. 120%까지 받는다. 미국은 벌써 수신료로 안정적인 수익 확보하며 예측해서 콘텐츠에 투자하는 기반 마련하지만 우리는 늘 불안하다”며 “모 지상파에서 방영을 주저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도 부가수익에 천착하기 때문이다. 주 수익인 수신료보다 협찬수익에 집중하는 문제 상황이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CJ ENM 은 콘텐츠 제작 비용 인상을 이유로 IPTV 3사에 IPTV 실시간채널 사용료로 25% 인상을 요구한 상황이다. KT가 운영하는 OTT 시즌, LG유플러스 U+모바일tv에는 100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IPTV들 역시 가계 통신요금 부담 등으로 유료방송 월 구독료를 늘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양측 협상 및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관련기사/CJENM vs KT·SKB·LGU+ 갈등 장기화 조짐...핵심은?) 이에 CJ ENM은 K콘텐츠 시장을 넓히고 글로벌하게 나아갈 수 있으려면 지키려면 콘텐츠 시장의 유통, 분배 구조가 선진화 돼야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가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CJ ENM은 관례로 유지되고 있는 콘텐츠 선공급 후계약도 문제로 지적했다. CJ ENM 은 선계약 후공급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강 대표는 “종편방송이 들어서면서 계약 체결이 미뤄지면서 먼저 콘텐츠를 공급하고 나중에 계약금액을 정하는 관행이 굳혀진 것 같다”며 “회수 가능한 지 예측도 못하고 콘텐츠 제작사들이 리스크(위험) 부담을 모두 떠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명한(왼쪽),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열린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티빙의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CJ ENM]
이명한(왼쪽),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열린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티빙의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CJ ENM]

 

한편, CJ ENM의 OTT인 티빙은 구체적으로 2년 내에 4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유료가입자를 800만명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명한 티빙 대표는 “티빙 성장을 뒷받침해온 tvN과 OCN, JTBC 등이 제작한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부가) 콘텐츠는 물론 ‘유로 2020’같은 프리미엄 스포츠 중계나 키즈·성인 타깃의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티빙 ‘팬덤’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2023년부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처럼 해외진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지을 티빙 공동 대표는 “K콘텐츠가 인기 있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시장을 시작으로 동남아까지 적극 진출하겠다”며 “하반기부터 해외 전략적 파트너와의 협업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OTT 플랫폼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두 티빙 대표들은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티빙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디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양 대표는 “유료가입자 증가율이 60%에 달하고 2030 뿐 아니라 50대와 60대의 유료가입자도 각각 46%, 33% 늘어나는 등 양적, 질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1분기 평균 시청률이 57%에 달하며 ‘에브리데이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1위 OTT 사업자가 되려면 이른바 ‘K콘텐츠 맛집’이 돼야 하는데, 이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티빙”이라며 “전체 오리지널 IP 투자의 50% 이상을 ‘응답하라’, ‘삼시세끼’, ‘신서유기’ 같은 프랜차이즈 IP를 육성하는 데 집중해 한국형 마블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CJ ENM은 그룹 차원에서 맺은 네이버와의 ‘유통’ 협력에 대한 시너지 등 기대감도 내비쳤다. 양 대표는 “티빙과 네이버는 다방면에서 윈-윈이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결합상품을 출시했고, 벌써 수십만 명의 네이버 고객이 티빙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네이버와 콘텐츠 협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하반기 드라마 라인업에 포함된 네이버 웹툰 원작의 ‘유미의 세포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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