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딜라이브의 서울 4개 권역(노원, 서대문, 종로/중구, 광진/성동) 인수를 추진한다. 이들 4개 권역은 예전 티브로드(현 SK브로드밴드)와 경쟁 지역으로 SK텔레콤은 인수를 통해 SK브로드밴드 SO(유선방송)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딜라이브 4개 권역 가입자는 약 27만명에 달해 인수에 성공할 경우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LG유플러스 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 가입자를 근소하게 넘어서게 된다.
다시 말해 SK 계열은 유료방송시장에서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SK텔레콤이 딜라이브 4개 권역을 인수할 시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다시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SK텔레콤은 현대HCN 인수도 추진했으나 KT스카이라이프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4일 IB(투자은행)업계 및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딜라이브는 서울 4개 권역 분리 매각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3년 전, 서울 서초 권역만 따로 분리해 현대 HCN에게 매각한 전례가 있다.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SK텔레콤이 딜라이브의 서울 4개 권역인 노원, 서대문, 종로/중구, 광진/성동 분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예전) 티브로드와 모두 경쟁지역”이라며 “SK브로드밴드 노원방송의 경우 작년 5월만 해도 SK텔레콤이 55%, 노원 케이블TV가 40%, 딜라이브가 5%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올해 3월 SK텔레콤이 노원방송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SK텔레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딜라이브는 현대HCN에 서울 서초 권역만 분리 매각한 적 있다. 서초 권역은 딜라이브와 현대HCN이 경쟁 지역이었다. 당시 딜라이브는 서초 권역(가입자 5만1000명)을 335억원에 매각해 가입자당 65만원 선을 기록한 적 있다. 딜라이브의 서울 4개 권역(노원, 서대문, 종로/중구, 광진/성동)의 가입자는 약 27만명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딜라이브 4개 권역 지역의 가입자당 가치를 40만원~45만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45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가치는 약 1200억원 수준이다. 과거 현대HCN 사례처럼 딜라이브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에게 사실상 가입자만 넘기는 방식이 유력시된다. 딜라이브는 16개 권역에서 약 2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케이블TV 대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 LG유플러스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의 가입자는 852만3264명으로 점유율은 약 25.1%다.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는 830만8868명으로 점유율은 24.4%다. 딜라이브 4개 권역 가입자는 약 27만명인데 SK브로드밴드가 이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가입자는 857만명을 넘어선다. 다시 말해, 인수 성공시 SK브로드밴드가 LG유플러스 계열을 넘어서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에 이어 유료방송시장 2위로 도약하는 것이다.
KT 계열의 가입자는 1066만6994명으로 점유율은 31.42%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 HCN(가입자수 130만2026명, 점유율 3.84%)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 승인(인가)시 KT계열은 점유율 35.26%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거듭난다. 이에 따라 정부의 까다로운 조건이 예상되는데 인가 조건으로 일부 권역 분리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IPTV 3사 중 딜라이브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황이지만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이 딜라이브 서울 4개 권역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2위로 올라설 뿐만 아니라, 예전 티브로드 SO 지역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현모 KT 대표(사장)는 지난 3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딜라이브 인수하는 것은 좀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현대HCN 인수가 마무리되면 유료방송가입자가 1300만명 정도로 국내 최대 플랫폼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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