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가 주가 부양을 위해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하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가 앞장서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으로 연내 추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T는 예전에도 부동산 부문을 물적분할해 KT에스테이트를, 위성 부문을 물적분할해 KT SAT를 자회사로 만든 적 있다. 인적분할하지 않는 이유는 KT의 경우 현재 사실상 대주주가 없기 때문에 경영권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T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이동통신(MNO) 등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될 가능성이 높다.

26일 증권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에 구현모 대표가 최고정보책임자(CIO)들에게 지주회사전환과 물적분할을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현재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안에 지주회사 전환 밑그림이 나올 것이 유력하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이유는 구 대표가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KT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다”고 전했다. 

작년 12월 31일 기준 KT 주주현황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46.6%, 국내기관 및 개인이 34.32%, 국민연금이 12.58%, 자사주 6.08%, 우리사주조합이 0.43% 등이다.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셈인데, 인적분할하기에는 확실한 대주주가 없다고 볼 수 있다.  KT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회사를 분리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물적분할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기업 분할 방식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뉜다. 인적분할이란 기존 (분할)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인적분할은 주주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수평적으로 나눠지는 수평적 분할이라고 할 수 있다. 물적분할의 경우 분할회사(기존회사)가 새로 만들어진 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게 된다. 다만 새로 만들어진 회사는 비상장 기업으로 남게 된다. 인적 분할 시 KT 지주회사나 KT 사업 회사 모두 상장회사가 된다.

인적분할 방식은 현재 KT 주주들이 2개 회사 주식을 갖게 되지만 물적분할은 1개 회사 주식을 갖는다. 물적 분할의 경우 지주회사가 새로 분할되는 회사 주식을 100% 갖게 돼 지분 안정성적인 면에서는 장점이 크고, 추후 IPO를 통해 지분을 매각해 외부 자금을 수혈할 수 있다. 지분 안정성 때문에 구 대표가 물적분할을 염두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규제 측면에서는 인적 분할이 유리하다. KT은 인적분할 과정에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을 나눌 수 있는데, 존속법인을 KT 지주회사로 설정하면 기간통신사업자 최대주주 변경 등에 따른 정부 승인 과정을 피할 수 있다.

KT가 지주회사로 전환한다고 해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5일 장마감 기준 KT 주가는 2만6350원이다. 구 대표가 KT CEO로 내정되기 직전인 2019년 12월 26일 주가 2만7400원에 비해 오히려 낮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3098.93에 이른다. 2019년 12월 26일 당시 코스피는 2197.93였다. 코스피지수가 약 50% 올랐는데도, KT 주가는 하락했다. 

몇년 전만 해도 KT 외국인 소진율은 100%였지만 현재는 87.46%로 90%에도 못미친다. 

최근 KT는 주가가 전일 대비 7% 이상 오른 적이 있다. 지난 16일 전일대비 7.49% 오른 주당 2만655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 이는 52주 신고가다. 이튿날에는 주당 2만7350원까지 올랐지만 다시 2만6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KT 주가 상승은 주당 1100원에서 1350원으로 22% 이상 높아진 배당금 확대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당시 기관이 사서 KT 주가를 올렸기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끌어올렸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당시 KT 주가 7% 상승은 배당 서프라이즈가 뒤늦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2020년 주당 배당금 1350원을 기준으로 배당 수익률 5%를 적용하면 KT의 적정주가는 2만7000원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적정주가 2만7000원은 현 주가와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KT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역시 코스피 3000 시대에도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중간지주회사 전환 이슈, LG유플러스는 화웨이 리스크도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통신주는 하향세이고, 사양 산업인데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규제가 심한편이다. 이에 따라 KT가 지주회사전환 후에 물적분할을 한다고 해도 이 효과만으로 주가가 오르기는 어렵다고 보는 관계자들이 꽤 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KT는 현재 실적도 타 통신사 대비 가장 부진한 편이고, 주가를 올리려면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단순한 지주회사 전환 만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등 시장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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