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 주가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2만3000원 선마저 무너지며 연일 최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KT의 주가 하락은 지난해 12월 구현모 사장이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최종 선정된 이후부터다. 구 사장 내정 이후 KT의 시가총액은 1조1881억원이 증발했다. 설상가상으로 KT 주식을 대량 보유해 온 외국인 투자자들마저 매도에 나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세를 감안해도 심상치않은 분위기다. 

11일 코스피 시장에서 KT의 주가는 2만2850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구 사장이 KT CEO로 내정되기 직전인 12월 26일 주가 2만7400원에 비해 17%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7조1545억원에서 5조9664억원으로 1조1881억원이 사라졌다.
 
이처럼 KT의 시가총액이 떨어지면서 LG유플러스와 격차도 크게 줄었다. 11일 기준 LG유플러스의 주가는 1만2850원으로 시가총액은 5조6104억원이다. KT와 3560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구현모 사장 내정 직전 1조원 가량 차이나던 KT와 LG유플러스의 시가총액 격차(KT 7조1545억원, LG유플러스 6조1562억원)는 3000억원 대로 좁혀진 것이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KT)
구현모 KT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KT)

물론 최근 주식시장에서 이통사들의 주가는 KT뿐만 아니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모두 선택약정할인 25% 상향 등 정부의 가계 통신비 압박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떨어졌고, 5G 네트워크 투자로 인한 CAPEX(Capital expenditures, 미래의 이윤을 창출 위한 투자)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코스피지수 역시 하락세다. 그렇다 해도 LG유플러스가 시가총액에서 KT를 거의 다 따라왔다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외국인마저 KT 주식을 팔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더 키운다. 전기통신사업법 등 국내 관련 법상, 국내 이동통신사의 경우 외국인이 49%까지 매입할 수 있다. KT의 경우 PBR(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해 나타낸 비율)이 낮아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 중 하나였다. (관련기사/KT 시가총액 추격하는 LG유플러스, '실적보다 외국인 역할 크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까지 KT의 주식 외국인 소진율은 100%였다. 이는 외국인이 KT 전체 주식 중 49%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사의 주식 반등 움직임이 있어도 외국인들이 KT 주식을 더 이상 사지 못하기 때문에 KT의 주식 수급이 불리했다. KT 주가가 실제 가치에 비해 시장에서 낮게 평가받는 이유기도 했다. 하지만 11일 현재 KT의 주식 외국인 소진율은 96.74%(전체 주식 중 47.4%)다. 외국인들이 KT 주식을 내다팔았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KT의 주가 상승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KT의 경우 2021년까지 장기적으로 보면 의미있는 이익상승이 예상된다”면서도 “CEO 교체에도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단기간에 주가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현모 사장이 정식 취임 후 어떤 변화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구현모 사장은 KT 출신 인사로 KT를 가장 잘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내정자 신분이기 때문에 분명한 메시지를 주기 어려웠을 것이다. 3월 주총 이후에 새로운 변화나 비전을 보여줄 경우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이슈로 KT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세인 상황이다. KT 주가는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동통신3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KT 47.4%, SK텔레콤 38.4%, LG유플러스 38.5%로 KT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KT는 뉴 CEO 선임을 계기로 핵심사업에 대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5G/B2B/AI 등 새로운 성장성 확보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