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올해 인터넷 분야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확산으로 포털(인터넷)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검색 서비스와 광고 사업을 주특기로 하던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주요 포트폴리오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업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며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키웠다. 몸집이 커져가는 만큼 다른 한편에선 대형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 움직임도 구체화됐다.

◆이커머스 전면 배치한 인터넷 기업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영역에서의 활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졌다. 이에 따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기업들의 사업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네이버는 신사업들의 성장세로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오른 1조360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지난 3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영업익 1000억원을 넘기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기존에 빅테크는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지칭하는 말로 통했다. 국내 기업들은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거머쥐고 보험, 자산관리 등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며 금융 영역까지 넘보는 '한국판 빅테크'로 확장해 가는 모습이다.

국내 대표 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사 간편결제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무서운 속도로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투자했고 단기간에 국내 대표 커머스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금융과 쇼핑 간 융합 트렌드도 주도했다. 지난 3분기부터는 매출 기준을 바꿔 쇼핑 관련 사업을 커머스로 분류, 검색에서도 쇼핑 검색 매출을 커머스 사업에 따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도 올해 쇼핑 전문 자회사 카카오커머스의 존재감을 확 키웠다. 카카오커머스는 관계형 커머스를 주력으로 하며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선물하기, 쇼핑하기, 주문생산 플랫폼 메이커스 등 사업을 맡아 왔다. 여기에 올해는 국민 캐릭터로 통하는 카카오프렌즈의 유통(리테일)까지 맡아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

올해는 특히 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이커머스 판에서도 선물하기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10주년을 맞은 데다 10대부터 50대까지, 모든 연령대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며 선두주자로서 면모를 톡톡히 보였단 평가다.

[사진: 셔터스톡]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따라 '온라인판 TV홈쇼핑'으로 통하는 라이브커머스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11번가와 티몬 등 기존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비교적 실험적으로 서비스되던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비대면 흐름을 타고 인터넷 기업과 전통 유통 강자들까지 뛰어든 상황이다.

특히 인터넷 기업들은 자사 라이브커머스가 기업 브랜드부터 중소상공인(SME)까지 다양한 판매자의 온라인 판로라는 점을 내걸고 있다. 한편에선 이용자(소비자)를 모으기 위한 콘텐츠 강화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락인 효과(lock-in,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효과)를 강화할 각사 구독 서비스의 확장도 내년 관전 포인트다. 네이버는 월 4900원으로 웹툰 등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유료 회원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지난 6월 선보였다. 지난 11월 기준으로 가입자는 200만명 수준인데 앞으로 미디어와 커머스 등 각 분야에 맞춘 형태로도 선보이겠단 계획이다.

카카오도 지난 11월 중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이프카카오(if kakao)를 통해 상품 정기 구독 서비스를 소개하며 본격 가동했다.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하는 쿠팡 역시 2900원을 내면 무료배송, 신선식품 빠른배송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로켓와우' 일환으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를 가동할 예정으로 점쳐진다. 

네이버웍스(왼쪽)와 카카오워크

◆인터넷 기업의 무한 확장...B2B 주요 사업으로 부상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생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런 흐름에 맞춰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들의 B2B 사업 확장에도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말 있었던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0년은 B2B 비즈니스 원년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3분기 네이버 클라우드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6% 증가한 763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10월에는 기업향 비즈니스 역량을 통합하는 차원에서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을 네이버클라우드로 재출범시켰으며 주요 사업 중 하나인 협업툴 라인웍스도 이용자에게 친숙한 네이버웍스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도 올해 메신저 기반 협업툴 카카오워크를 선보이며 가세했다. 일반적인 기업용 업무 플랫폼은 같은 조직에 소속된 사람 간에만 이용할 수 있는데 카카오워크는 필요에 따라 여러 개 워크스페이스를 개설해 다른 기업이나 비즈니스 파트너와도 협력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카카오워크에는 인공지능(AI) 비서 '캐스퍼'가 탑재됐으며 모바일 앱에도 화상회의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기능 업그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다.

◆몸집 키우는 인터넷 기업 향한 전방위 규제 이슈

사업 다각화로 몸집이 커져가는 만큼 이들 기업을 향한 규제도 만만치 않은 과제로 부상했다. 지난 10월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해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상단에 배치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에 시정명령 조치, 과징금 267억원(쇼핑 265억, 동영상 2억)을 부과하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규제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 하원은 지난 10월 페이스북, 구글 등 거대 IT 기업들이 시장에서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반독점 보고서를 내놨다. 구글의 경우엔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소비자와 광고주 등에 피해를 끼쳤다는 이유 등으로 미국 주정부들로부터 최근 2개월 사이에 3가지 소송을 연이어 당하기도 했다. 

[사진: 셔터스톡]

국내에선 공정위가 대형 플랫폼 업체의 구입 강제, 경영 간섭 등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입법을 추진 중이다. 공정위는 배달, 숙박, 모빌리티 플랫폼 등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분야들로 규제 범위를 넓힌 모습이다.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 이슈도 국회를 중심으로 화두에 올랐다. 특히 구글은 지난 9월말 정책을 변경해 게임 외에 웹툰, 음원 스트리밍 등 디지털 콘텐츠 앱이 자사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 3%를 걷겠다고 해 큰 파장이 일었다. 

반발이 거세게 일자 구글은 우선 신규·기존 앱 모두 내년 10월부터 정책 적용을 받도록 일정을 미룬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정책 변경이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사업자를 사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미국과의 통상 문제 등에 따른 우려의 시선이 여전히 엇갈려 이 문제는 앞으로도 '뜨거운 감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11번가를 타고 들어오는 아마존, 콘텐츠 공룡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도 예고돼 있다.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는 기업들이 국내 진출 계획을 속속 밝히면서 무한 경쟁이 더욱 치열한 양상을 보일 예정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국내 기업들과 비교해 규제 이슈와 아직은 거리가 있는 해외 사업자 간 역차별도 자주 거론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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