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해외 직접 구매(직구)를 겨냥한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졌다. 그동안 직구는 이커머스판에서 틈새 시장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자체 수요가 늘어 난데다 일반 이용자에게도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해외 직구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 상품을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11번가는 ‘해외 직구’라는 카테고리를 운영해오고 있다. 그동안은 11번가에 입점한 사업자 중 일부가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대신 배송 또는 구매하는 방식을 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1월 중순에 발표했던 두 회사 간 협력을 통해 11번가 이용자가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쿠팡도 해외 직구 상품 확대에 나섰다. 쿠팡은 최근 중국 상해에 ‘쿠팡 상해 무역 유한 회사(Coupang Shanghai Trading Co., Ltd)’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중국 판매자를 모은 뒤 현지 상품을 소싱(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 쿠팡은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직구 서비스 ‘로켓직구’를 제공했는데 이번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이를 중국 현지 상품으로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다.

알리바바도 대표적인 해외 직구 사이트로 꼽힌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과 11번가가 상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이라면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직구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해 왔는데 올해는 반품 무료 픽업 서비스, 한국어 고객 상담 서비스 등을 도입해 이용자 응대(CS) 부문을 강화했다. 지난 8월에는 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고 이어 9월에는 한국 전용 창고와 물류 노선을 도입하며 배송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어난 추세인데 해외 직구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모습도 나타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조7208억원,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직구)은 9581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 전체 거래액과 비교해보면 해외 직구 규모는 작아 보이기도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 길이 막히면서 해외 직구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났단 분석도 있다. 해외 상품 구매 대행과 직구 배송 대행 전문업체인 코리아센터 몰테일은 지난 11월에 올해 3분기까지 해외 직구가 전년 동기 대비 72.6% 늘었다면서 이같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직구족은 보통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는 웹사이트에 직접 가입해 통관 절차를 거치는 등 일부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 상품을 구매한다. 품질 좋은 상품을 해외 사이트를 직접 통해서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이에 이커머스 기업들이 직구족 뿐만 아니라 일반 이용자까지 겨냥해 이들이 좀 더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게 하는 차원에서 해외 직구에 눈길을 두는 것이란 설명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쇼핑 고객을 크게 직구를 해 본 사람과 해보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직구를 해 본 소비자 입장에선 지금처럼 해외 사이트를 직접 통하는 방식도 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며 “결국 직구를 해보지 않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하고 특성 있는 상품을 좀 더 편리하게 보여주면서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할지와 관련한 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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