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쿠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지난해 택배용 화물자동차 운송사업(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반납했던 쿠팡이 사업자 자격을 회복할 가능성이 커졌다.

택배 운송사업자로 지정되면 택배전용 번호판(노란색 ‘배’ 번호판)을 발급받고 다른 업체의 화물을 배송하는 ‘3자 물류’를 할 수 있게 된다. 즉 자사 업체 물량 외에 외부 택배도 취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관련 업계는 쿠팡이 택배 운송사업자 승인을 받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물류 및 이커머스 업계 판세에 어떤 변수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매년 택배 운송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고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사업자 자격을 심사해 허가를 내주고 있다. 정부는 택배용 화물자동차 증차를 목적으로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전제 아래 택배용 화물자동차 증차를 허용하는 제도를 2018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쿠팡은 지난 9월 사업자 신청을 했는데 정부가 이달 중 결과를 공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전국 30개 이상 영업소, 화물분류시설 3개 이상, 1.5톤 미만 사업용 차량 100대 이상 등 몇 가지 기준을 두고 이를 충족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승인을 해주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정부 승인을 받은 택배 운송사업자는 20곳 이내다. 올해는 쿠팡을 포함해 20여 곳이 새로 사업자 신청을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면서 택배 물동량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가 제공하는 생활물류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총 택배물량은 27억9000만 개로, 2018년 25억4300만개에 비해 9.7% 늘었다.

[사진: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2015년부터 택배 물동량은 이미 매년 10% 내외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코로나19로 그 증가세가 더 가파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신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2020년 1분기 택배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업계 1~2위 사업자인 CJ대한통운과 한진의 택배 처리량이 각각 26.1%, 24.8%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도 이런 흐름에 맞춰 택배 운송사업자 시장에 다시 뛰어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쿠팡은 2018년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획득한 적이 있으나 지난해 9월 이를 반납했다. 사업자 자격을 얻긴 했지만 내부에서 다루는 물량이 급증해 외부 물량을 취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쿠팡은 다방면으로 투자를 확대해왔다.물류센터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11월 충북 제천과 업무 협약을 맺고 2023년에 물류센터를 완공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도 광주광역시에 연면적 약 5만평 규모 물류센터를 2023년 상반기까지 완공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처럼 전국 단위로 물류 센터 인프라를 갖추게 되는 만큼 외부 택배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판단에 따라 택배 운송사업자를 다시 신청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CJ대한통운이나 한진 등 택배 배송만 다루는 기존 사업자와 달리 쿠팡은 자사 로켓배송, 로켓제휴 등 상품도 취급하고 있다. 배송이 빠르고 택배 서비스도 다양하게 차별화했기 때문에 기존 택배 운송사업자 판에서도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도 예측된다. 아울러 올 한 해 쇼핑 사업을 전면 배치하며 업계 1위 사업자 CJ대한통운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 네이버와 오프라인 영역에서의 경쟁 구도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도 택배 운송사업자 간 경쟁이 필요하니 쿠팡의 사업 진출을 막을 이유가 없는데다 쿠팡 입장에서도  규모를 늘리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택배 운송사업도 충분히 다시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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