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구업무와 ATM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STM. [사진: 고정훈 기자]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기존 창구에서만 가능했던 업무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가능해졌습니다. 비교적 일찍 문을 닫는 창구보다 이용시간이 길어서 직장인들 위주로 반응도 좋은 편이에요.” 

KB국민은행 돈암점 지점 스마트매니저는 새롭게 도입된 ‘디지털셀프점 플러스(Plus)’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셀프점은 최근 국민은행이 선보인 스마트자동입출금기(STM), 뉴디지털 ATM 등이 설치된 지점을 일컫는다. 쉽게 말하면 은행판 ‘주민등록등본 무인발급기’라고 보면 된다. 디지털 기기가 새롭게 도입된 만큼 스마트매니저는 고객의 금융업무를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일 KB국민은행 돈암지점을 찾았다. 우선 새로 설치된 STM이 눈에 들어왔다. STM은 대출 등 심사가 필요한 업무를 제외하고 기존 창구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ATM에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입출금 통장 신규 가입부터 통장 및 인감 분실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인터넷뱅킹 신규 및 보안·OTP 카드 발급, 바이오정보 등록 등이 가능하다. 

여기서 바이오정보는 정맥정보를 뜻한다. 과거 국민은행이 창구에서 가입이 가능했던 시스템을 ATM으로 확장한 것이다. 안내에 따라 주민등록번호와 신분증 등을 제시하면 간단하게 등록이 가능하다. 등록 과정에서 상담원과 화상으로 연결되면 “잠시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요청이 나온다. 신분증과 대조해 도용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다. 

바이오정보 등록을 포함해 각종 어려움이 있을 경우 화상 상담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소외계층’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상담원 연결까지 빠른 시간에 이뤄졌고, 대면으로 관련 업무를 진행할 때와 별다른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았다. 

STM은 직장인들에게 호응이 높다는게 스마트매니저의 설명이다. 기존 ATM 운영시간과 동일하게 밤 12시까지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화상 상담원은 오후 7시까지 업무를 진행한다. 그동안 고객들 사이에서는 은행 업무시간이 짧다는 불만이 지속해서 나오곤 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 오후 6시 퇴근하고 나면 이미 은행은 문을 닫은 상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점심시간에 은행을 방문해도 몰린 고객 때문에 업무를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국민은행 돈암동 지점에 설치된 뉴디지털 ATM. [사진: 고정훈 기자]
국민은행 돈암동 지점에 설치된 뉴디지털 ATM. [사진: 고정훈 기자]

돈암점 지점 안쪽에는 뉴디지털 ATM 4대가 자리잡고 있다. 기존 ATM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직관적인 화면이다. 42인치 대형모니터와 크기가 커진 글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소 딱딱했던 메뉴도 부드럽게 변화됐다. 정맥인증이 보다 정교해졌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기존 ATM에서는 정맥인증이 실패하는 사례가 빈번했는데, 뉴디지털 ATM에서는 정맥인증 시도 대부분이 오류없이 진행됐다.  

다만 시각장애인용 시스템에서 바이오인증을 사용할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이어폰 연결시 자동으로 음성 안내로 전환되는데 바이오인증에 대한 안내는 나오지 않았다. 기존 시각장애인협회에서 지적했던 안내음성 중간에 지직거리는 잡음도 여전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안내음성과 주변 소음이 겹쳐 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고령층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약점이다. 돈암동 지점에서 체류하고 있는 시간동안 비어있는 뉴디지털 ATM를 사용하기보다 2대밖에 없는 기존 ATM을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스마트매니저는 “새로운 기기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사용하기 꺼리는 분들도 있다”며 “이 경우 사용해볼 수 있게 도와드리고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기존 ATM과 다르지 않아 금방 익숙해하신다”고 설명했다. 

향후 KB국민은행은 STM과 뉴디지털 ATM을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돈암동 지점과 여의도 통합신사옥에 뉴디지털 ATM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이용자 측면에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번 디지털기기를 운영하게 됐다”며 “도입 과정에서 지점 리모델링 등 필요한 부분이 개선되는 경우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에서 운영하던 구 ATM와 정맥인증 실패 모습. [사진: 고정훈 기자]
국민은행에서 운영하던 구 ATM의 정맥인증 실패 모습. [사진: 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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