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리브엠'. [사진: KB국민은행]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Liiv M) 대공세에 나선다. 앞서 영업점으로 판매를 확대한데 이어 최근 정부가 개소한 ‘알뜰폰 스퀘어’에 입점하며 체험 환경도 마련했다. 여기에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신상품 출시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여전히 알뜰폰 사업을 반대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리브엠과 결합할 경우 최대 연 10% 이상의 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금리 연 1.5%에 통신비 환급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10% 대의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한달간 폰케어 액정안심보험 등 부가서비스와 QR체크인 LTE 요금제, 나라사랑 LTE 요금제 등 요금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알뜰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기존 통신사에 비해 결합 할인과 보험, 멤버십 등이 약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행보다.  

오프라인 영업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7일 서대문역 인근에 위치한 알뜰폰 전용 홍보관인 ‘알뜰폰 스퀘어’에 입점을 마쳤다. 앞서 8월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던 리브엠 가입을 일부 영업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알뜰폰 스퀘어가 위치한 공간은 KB국민은행이 지원한 곳으로, 예전 KB국민은행 영업점이 있던 곳이다. KB국민은행 외에도 머천드코리아, 세종텔레콤, 아이즈비전, 위너스텔, 유니컴즈, 인스코비, 큰사람, 프리텔레콤, KCT, LG헬로비전, KT엠모바일, SK텔링크 등 13개 업체가 참여한다.

알뜰폰 스퀘어는 알뜰폰 사업자의 서비스와 상품을 알리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공간 내부에는 대형 스크린을 부착해 사업자가 제작한 홍보영상을 지속적으로 송출하고, 알뜰폰 상품과 결합된 휴대폰 단말기를 체험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방문자는 자신의 이용 패턴에 맞춰 알뜰폰 상품에 즉시 가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알뜰폰에 대한 시장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다. 최근 고스펙 사양을 지닌 갤럭시노트20와 아이폰12 시리즈의 출시 등으로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이폰12 시리즈 사전예약의 경우 주로 알뜰폰을 사용할 때 이용되는 ‘자급제’용이 쿠팡 등에서 매진되기도 했다. 이통 3사의 보조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앞으로도 ‘자급제+알뜰폰’을 결합해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KB국민은행의 리브엠 영업 독력 관련 문건 [이미지: 민병덕 의원실]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KB국민은행의 리브엠 영업 독력 관련 문건 [이미지: 민병덕 의원실]

다만 아직 가입자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리브엠 가입자 수는 8만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시장 규모로 봤을 때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사업 초기 허인 KB국민은행장이 공언한 100만 가입자 수와 비교하면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 기대만큼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노동조합과 갈등이 꼽힌다. 노동조합은 지난 8월 KB국민은행이 리브엠을 영업점으로 확대하자 “노사합의가 먼저”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지부는 영업그룹 대표 역량평가에서 리브엠 판매 실적이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돼 영업직원이 실적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지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영업점에서는 자사 직원에게 리브엠 가입을 강요하거나, 실적 줄 세우기를 진행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은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12일 금융위원회 대상 국감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국민은행이 알뜰폰에 대해 영업점별로 실적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해놨고 내부 문건을 보면 은행 직원 중 전담판매자를 등록하게 했다”며 “개인적 실적표로 만들어서 판매하도록 독려하고 있고 은행 내방 고객에 권유하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받으러 갔는데 은행 알뜰폰을 권유하면 안 할 수 없다“며 ”혁신금융 서비스는 금융산업 향방을 가를 서비스라고 하는데 감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제대로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예전에 이런 지적이 있었고 KB국민은행으로부터 개선됐다고 보고받았다. 솔직히 황당하다”고 답변했다.

노조의 주장에 대해 KB국민은행측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업그룹장 인사평가항목에 리브엠이 포함돼 있지만, 이는 디지털평가 부문 중 선택할 수 있어 실적 압박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디지털평가 부문에서는 리브엠이나 스타뱅킹 등 여러가지 항목에서 그룹장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일선 영업직원들은 핵심성과지표에 리브엠이 반영돼 있지 않고 실적 할당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리브엠의 가입 대부분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만큼 영업점에 집중할 필요도 적다. 실제로 영업점을 통한 리브엠 가입률은 17%밖에 되지 않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는 인터넷 활용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미성년자 등과 관련된 가입만 받고 있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영업실적을 강요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노조측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이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의 KB국민은행 알뜰폰 끼워팔기 의혹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이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의 KBKB국민은행알뜰폰 끼워팔기 의혹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