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마켓 원스토어가 ‘토종 앱스토어’를 자처하며 파격적인 수수료 감면 혜택을 들고 나선 가운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원스토어 입점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원스토어]
앱 마켓 원스토어가 ‘토종 앱스토어’를 자처하며 파격적인 수수료 감면 혜택을 들고 나선 가운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원스토어 입점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원스토어]

[디지털투데이 전지수 기자]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에서 인앱 구매시 30% 수수료를 받는 자사 결제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모바일 앱 생태계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 앱 마켓 원스토어가 수수료 감면 혜택을 앞세워 모바일 앱 확산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게임 등 국내 모바일 앱 개발사들은 원스토어에 대해 아직까지는 관망모드여서 원스토어발 판세 변화가 생길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이 제공하는 게임들의 입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전체 매출에서 3N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14일 기준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20위권에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게임 8종이 이름을 올렸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1위)과 ‘리니지2M’(2위), 넥슨 ‘바람의나라: 연’(4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8위), ‘V4’(9위), 넷마블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13위), ‘A3: 스틸얼라이브’(16위) 등이 포진됐다. 이중 현재 원스토어에 입점해 있는 게임은 ‘바람의나라:연' 하나다.

원스토어는 비게임 앱들을 포함해 주요 개발사 입점을 늘려 구글 정책에 따른 논란을 생태계 확산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지난 2016년 6월 설립한 원스토어는 2018년 7월 앱 마켓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인하했다. 모바일 앱 개발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5% 수수료율을 적용해왔다. 특히 원스토어는 지난 8일 구글발 논란을 겨냥해 인앱 결제 수수료를 내년 연말까지 종전보다 50% 할인하는 공격적인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런 원스토어의 적극적인 러브콜에도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넥슨은 원스토어 관리를 위한 별도 인력은 두고 있지 않다. 앱스토어 전담 관리인력을 추가할만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넥슨 측은 “각 모바일게임 장르와 특성, 유저층 등 마켓별로 소구할 수 있는 부분을 다각도로 고려해 출시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엔씨와 넷마블도 각 게임이 갖는 특수성을 고려해 게임별 프로젝트 일환으로 입점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수 앱 개발사들이 원스토어 입점에 대해 지켜보자식 입장을 보이는 까닭은 원스토어가 아직은 마이너 플랫폼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앱 마켓 점유율은 구글 63.4%, 애플 24.4%, 원스토어 11.2% 순이다.

원스토어가 한국 시장에 제한돼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모바일 신작들이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내놓은 만큼, 구글과 애플 앱 마켓을 우선순위로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원스토어 측은 "넥슨 '바람의 나라:연', 그라비티 '라그나로그 오리진' 등은 출시 직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입증했다"며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더 많은 게임이 입점될 수 있도록 (게임사들과) 협상을 적극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는 비 게임 분야 디지털 콘텐츠 업체들이다. 구글은 그동안 게임 앱 들에 대해서만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을 적용해왔다. 그러다 이번에 다른 앱들로도 확대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웹툰, 왓챠, 카카오페이지 등 비 게임앱들이 원스토어를 대안 중 하나로 보고 지원에 나설지 주목된다.

아직은 이들 서비스 역시 원스토어 입점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 일각에선 원스토어가 수수료 인하만으로는 판을 키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점유율을 올리고 이용자와 개발사에 꾸준히 혜택을 제공해야만 실질적인 입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앱스토어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는 건 좋지 않다. 원스토어 사용자들이 구글을 아예 쓰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원스토어에 입점하면 관리 및 개발 인력이 따로 마련돼야 하는데, 자칫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들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 대안으로 원스토어를 권할 것이 아니라, 구글을 정책적으로 압박해 수수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구글과 애플에 집중된 모바일 앱 마켓 생태계를 다양화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특정 앱 마켓 사업자 독과점을 방지하고 앱 마켓산업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에 나섰다. 국회는 스타트업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앱 마켓 선택권을 제한받지 않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앱을 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정부가 얼만큼 구글을 압박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렸다”면서 “단독으로 법을 발의해 국내법만으로 규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유럽 등 외국 정부들과 연대해 (관련 법안을)더욱 촘촘히 만들어 독과점을 제대로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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