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 후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2003~2017년 이 병원에서 위 부분 절제술을 받은 위암 환자 중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1031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여부에 따른 예후를 분석,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위암 원인균인 헬리코박터균 제균 여부에 따른 위암 환자의 생존율과 사망률, 암 재발률 등 예후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 연구 대상 1031명 중에서 성공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는 451명(43.7%), 제균 치료를 받지 않거나 실패한 환자는 580명(56.3%)이었다.

추적·관찰 결과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의 전체 생존율은 95.6%, 비제균 치료 환자의 전체 생존율은 79.9%였다. 위암으로 인한 사망 등을 고려한 생존율은 제균 환자가 97.6%, 비제균 환자는 92.5%였다.

사망률은 제균 환자보다 비제균 환자가 높았다. 비제균 환자의 전체 사망 위험은 5.86배, 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41배 높게 확인됐다.

위 내 재발 및 복막전이, 간담도전이, 폐 림프절전이, 뇌전이 등 위암 제거 후 암 재발률은 제균 그룹이 2.2%(10명), 비제균 그룹이 9.6%(56명)이었다. 제균이 암 재발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표] 15년 추적·관찰을 통해 분석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따른 생존율

김 교수는 "제균 치료에 성공한 위암 환자들에서 암 재발 위험은 감소하고 생존율은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며 "헬리코박터 제균이 위암과 전신 건강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위암 분야 국제학술지 '위암'(Gastric Cancer)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