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항공. 현재는 탑승객 감소로 폐쇄됐다. (사진=연합뉴스)
무안항공. 현재는 탑승객 감소로 폐쇄됐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결국 현실화됐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현재 정부가 기간산업 위주로 금융지원 방침을 내놨지만, 유동성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맴돈다. 

이날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5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항공·해운업계 금융지원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대형항공사 등을 지원하고, 해운사에는 1조2500억원의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과 해운사 등은 다른 기간산업에 비해 타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83개국이 입국 제한을 하면서 관련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대형항공사 2개사와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손실액은 최대 609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대형항공사의 경우 자구노력을 전제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지원할 방침이다.

기금설치 전 긴급자금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선제적으로 지원한다. 조건부 지원으로, 일정기간 고용유지와 임원의 고액연봉과 주주 배당 등 제한이 붙는다.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3000억원 내외의 긴급 유동성을 집행하고, 필요시 추가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찬가지로 정부는 해운산업에도 1조2500억원 가량의 추가 금융지원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해양진흥공사를 중심으로 자산담보부증권(P-CBO)를 통해 해운사를 지원하고, 중소 조선사는 회사채 매입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항공은 지원없이는 버티기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국내외 탑승객이 모두 줄었다. 지방공항 공항의 경우 탑승객 감소로 폐쇄한 곳까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의 부진은 항공업계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 현재 많은 시중 은행들이 주요항공사에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 상태"라며 "아직 조기상환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만약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진다면 유동성 위기는 고스란히 은행 몫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도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60조970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기록한 -3.3% 성장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지목된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대비 6.4%나 줄어들었다. 민간소비는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충격도 컸다는 평가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서비스, 재화 등도 충격을 받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는 2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이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까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현재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 영향을 받으면서 수출까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월 이후 우리나라의 고용시장이 크게 악화되면서 내수에도 본격적인 악영향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