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이 기술 창업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EU 펀드를 추진한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회원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5000억 유로 규모의 구제 대책에 합의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EU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긴급 화상회의에서 유로존(EU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 구제기금 등을 통해 코로나19에 타격을 본 국가와 기업,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에 합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 규모를 5400억 유로(약 716조3억원)라고 보도했다.

주요 대책은 3가지로, 먼저 유로존 구제금융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에서 2400억 유로(약 318조4000억원)까지 융자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ESM은 2012년 유로존 채무 위기 당시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부닥친 유로존 국가를 지원하고자 세운 국제 금융기구다. 회원국에 긴급 구제를 위한 융자를 제공한다.

당초 네덜란드가 ESM 지원에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이탈리아 등과 충돌했으나, 구제 기금은 코로나19 관련 비용에만 쓴다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다만, 구제 기금 조건과 관련해 핵심적인 난제가 아직 남아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은 dpa에 전했다.

이외에 유럽투자은행(EIB)에서 2000억 유로(약 265조3000억원) 상당의 보증 기금으로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1000억 유로(약 132조7000억원) 규모의 EU 집행위원회 실업 위험 완화 프로그램을 통해 근로자들의 급여를 지원하는 방안도 대책에 포함됐다.

이번 합의는 EU 정상들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한다.

쟁점 중 하나였던 유로존 공동 채권인 이른바 '코로나 채권' 발행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 따라 코로나19에 대한 EU의 재정 대응책은 총 3조2000억 유로(약 4244조9000억원) 규모가 되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달 26일 ESM, 유로존 공동 채권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나 큰 입장차를 보이며 합의 도출에 실패하자 재무장관들에게 추가 논의를 맡겼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지난 7일 16시간에 걸쳐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등이 유로존 구제 금융 조건과 '코로나 채권' 발행 문제를 놓고 대립하면서 합의에 실패하고 이날 회의를 재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EU가 긴급한 상황에서 공동의 대책을 내지 못하고 분열하고 EU 통합의 토대인 연대를 흔들고 있다는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트위터에 "보건 시스템과 실업 기금, 기업 유동성 등을 지원하기 위한 유례없는 규모의 대책"이라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오늘 EU의 연대에 있어 위대한 날"이라면서 "이는 시민의 건강과 일자리 지키기, 많은 기업이 이번 위기에서 살아남는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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