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인성 인턴기자] # 네이버 포털 사이트의 한 정치기사에 근거를 알 수 없는 악의적인 댓글이 보인다. 호기심이 일어 작성자의 아이디를 클릭해보니 그가 달았던 수많은 댓글이 눈에 띈다. 매 시간마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악의적인 댓글을 달았던 기록을 볼 수 있었다.

네이버가 악플 방지 차원으로 뉴스 댓글 작성자의 닉네임과 활동 이력을 19일 오전 11시부터 전부 공개한 가운데, 흥미로운 데이터가 나왔다. 

19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댓글 이력 공개가 예고된 18일 자진 삭제된 댓글 수는 8만1217개다. 지난 17일 자진 댓글 수 6만6826개보다 21.5%나 증가한 것이다. 19일에는 7만466명이 댓글을 스스로 삭제했다.

반면 전체 댓글 수와 댓글 작성자 수는 줄었다. 17일에는 각각 57만8245개와 21만1945명, 18일에는 55만9570개와 20만4486개, 19일에는 55만7182개와 21만4652명을 기록했다. 

또 규정 미준수 댓글은 17일 대략 2206개에서 18일에는 1955개, 19일에는 1636개까지 감소했다.

섹션별로는 정치 섹션의 댓글 감소세가 가장 뚜렷하다. 17일 정치 섹션의 댓글 수는 17만8598개, 18일에는 12만7047개, 19일에는 13만643개로 줄었다. 작성자 수는 17일 9만1516명에서 18일 7만3992명, 19일에는 7만9044명으로 시행 전보다 약 2만명 이상 줄었다. 본인 삭제는 17일 2만5593개에서 18일 2만3885개, 19일에는 1만9382개까지 떨어졌다.

규정 미준수 댓글은 17일 1466개, 18일 1008개, 19일에는 겨우 667개 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선 네이버의 초강수가 악플러들에게 먹혀 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악의적 댓글 작성자들이 새로운 댓글 정책이 도입되며 몸사리기에 돌입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악플을 주로 달았던 사용자들이 공개를 하루 앞두고 삭제를 한 것 아니겠나"며 "거의 모든 댓글이 악성이었으니 자연스레 댓글 수도 줄어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 측은 "악성댓글과 어뷰징 시도 등을 줄이고 댓글 본래의 순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트위터·페이스북 등 실명 확인이 안 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으로 네이버에 가입하면 뉴스에 댓글을 달 수 없다.

네이버는 앞으로 특정 댓글러의 글을 차단하는 기능,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악성댓글러를 판단하고, 필터링하는 기능 등도 적용해 '악플과의 전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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