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이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악성 댓글(악플) 방지를 위해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했다. 다음이 지난해 11월부터, 네이버는 지난 5일부터 연예 뉴스 댓글 창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이 운영하는 영상 플랫폼은 댓글이 가능해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 네이버TV와 카카오TV라는 플랫폼을 통해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영상 클립 등을 제공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보는 연예 뉴스의 댓글 창은 닫혔지만 이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영상에는 댓글이 여전히 허용되고 있다.

네이버는 2013년 네이버TV 캐스트라는 명칭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7년 네이버TV로 서비스 명칭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TV도 기존에 있던 다음 tv팟을 흡수·통합하면서 라이브 방송과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연동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악성 댓글이 연예 뉴스에서 영상으로 급속히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예 뉴스 댓글을 막으면서 영상 플랫폼 댓글은 가능하게 하면 악플러들이 그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광범위하게 댓글 서비스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네이버와 다음은 뉴스 섹션과 함께 연예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 연예 섹션에는 네이버TV나 카카오TV 등에 올라온 인기 방송 영상이 메인으로 노출되기도 한다. 이에 영상 플랫폼에 달리는 댓글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영상 서비스와 포털 뉴스가 서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맥락을 같이 봐야할 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며 “연예 뉴스 댓글처럼 별도 조치를 준비 중인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사이트는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영상뿐만 아니라 자회사 독점 콘텐츠(웹드라마)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악플과 관련한 우려로 플랫폼 전체 댓글 서비스를 당장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포털 사이트를 통해 방송사 프로그램을 접하는 이용자도 있어 포털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송사 등 사업자와의 이해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네이버도 일단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TV를 통해 방송사 클립 영상뿐만 아니라 비대중적인 콘텐츠도 제공되고 있어 댓글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닫으면 소통 창구 자체가 막히기 때문에 뉴스 댓글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에 한정해서 보면 댓글 뿐만이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다이렉트메시지(DM, 이용자가 직접 주고받는 비공개 메시지) 등으로 인한 피해도 있기 때문에 동영상 사업자를 비롯해 IT 사업자 전반에게 관련 문제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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