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DLF·라임' 사태 후폭풍…몸살 앓는 하나·우리
거센 'DLF·라임' 사태 후폭풍…몸살 앓는 하나·우리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9.10.31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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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이번주 합동검사 마무리…내달초 신한銀 등 종합검사
동양사태 後 느슨해진 조직 리스크관리-책임문제 '꼼꼼 점검'

[디지털투데이 박기태 기자]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와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KEB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등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조직 리스크(위험)관리와 책임 문제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이번주 중 DLF·DLS 사태에 대한 합동검사를 마무리하고, 다음달부턴 신한금융그룹의 지주회사인 신한금융지주와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한다.

DLS는 금리와 원자재 등 기초자산 가격의 변화에 따라 미리 정해진 방법으로 지급액이 결정되는 권리가 표시된 파생결합증권이다. DLF는 DLS를 편입한 펀드를 말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특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수익이 나는 구조지만, 기준선 이하로 내려가면 최대 100%까지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금융의 메카' 서울 여의도 일대 모습.(사진=박기태 기자)
'금융의 메카' 서울 여의도 일대 모습.(사진=박기태 기자)

최근 논란이 된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과 영국, 미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DLF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7%을 하회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그러면서 신한과 하나, 우리 등 금융사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가 도마에 올랐다. 성과주의에 매몰돼 무분별하게 초고위험 상품을 판매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조직 내부에서 미흡한 리스크관리로 소비자 피해를 발생시켰다는 게 이들 금융사들의 공통점이다. 그런만큼 파생시장 위축 우려에도 과거 동양그룹사태 이후 느슨해졌던 조직 리스크관리와 책임문제에 대해 금융당국이 꼼꼼히 챙겨 볼 것이란 게 금융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동양그룹사태는 지난 2013년 자금난에 몰린 동양그룹이 동양증권을 통해 상환능력이 없음에도 1조3000억원 어치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등을 발행한 후 9942억원을 지급불능 처리했고, 그룹 해체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가 4만여명에 달했고, 피해액은 자그마치 1조7000억여원이나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지난해부터 올해 7월 말까지 DLF를 팔아 벌어들인 수수료는 397억원이다. 하나은행이 2조4457억원을 팔아 수수료 227억원을 챙겼고, 우리은행은 1조6110억원 어치를 판매해 수입 170억원을 올렸다.

이들 두 은행이 판매한 DLF는 총 4조567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이 같은 기간 판매한 DLF(4조7462억원)의 85%에 달한다. 현재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에서 원금 전액 손실이 처음 확정됐다. 게다가 지난 8월말 진행된 금감원 종합검사 과정에선 하나은행이 DLF 문건을 삭제하는 등 검사방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음달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에 대한 금감원 종합검사에선 라임 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DLS에 대한 불완전 판매 여부에 대해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말 신한금융투자(신금투)에서 취급한 라임 펀드 규모는 4300억원, 신한은행은 4900억원으로 단일 금융지주로서는 가장 많다.

독일 헤리티지 DLS의 경우 국내에 판매된 4660억원 중 약 78%인 3620억원을 신금투에서 팔았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점 전경.(사진=신한은행)
서울 중구 소공동 신한은행 본점 전경.(사진=신한은행)

회계 사고도 있었다. 2016 회계연도부터 3년간 자산(주식)·부채(매도유가증권) 항목이 1112억원, 1438억원, 1519억원 규모로 과대 계상됐고, 영업수익과 영업비용 항목도 3년간 1112억원, 2391억원, 2822억원으로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

금감원은 이런 문제가 사외이사 등 CEO(최고경영자)와 내부 경영시스템을 견제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보고, 지난 23일 신한·KB·하나·우리·NH농협·BNK·DGB·JB금융지주 등 은행계 지주 8곳과 한국투자·메리츠금융지주 등 비은행계 지주 2곳 등 10대지주 사외이사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면담도 진행한 바 있다.

단순 사고가 아닌 시스템 미비라는 차원에서 접근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한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주와 자회사들을 잇고 때로는 경쟁하기 위해 만든 매트릭스 조직이 결국 지주와 은행, 자회사를 오가며 리스크를 키운 브릿지 역할을 한 셈"이라며 "이번 사태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따질 것은 따져야 확실한 재발방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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