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 궤도에 올랐다. 적격 인수 후보가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현대산업)-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행동주의 사모펀드(PEF)인 KCGI(강성부 펀드),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4곳으로 추려졌다. 

금호산업은 10일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 5곳 가운데 4곳에 적격 인수후보 선정 사실을 통보했다. 현재까지 판도로는 애경그룹과 현대산업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애경그룹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꾸준히 밝힌 바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합병을 통한 시너지도 높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주요 인수 후보로 애경그룹, 현대산업개발, KCGI 등이 선정됐다. (사진=아시아나항공)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몸값이 걸림돌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금액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추정된다. 인수 기업이 갚아야 할 아시아나항공 부채도 9조원에 달한다.

때문에 애경그룹은 사모펀드 등과 함께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항공업계에서는 애경그룹이 국내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결성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여러 재무적 투자자(FI)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산업도 유력 인수 후보 중 하나다. 현대산업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나섰다. 필요한 자금도 넉넉하다는 평가다. 다만 '승자의 저주'가 염려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현대산업의 사업 방향성과 맞지 않아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재무 구조가 좋지 않은데다 실적 변동성은 높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경영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였던 KCGI는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KCGI는 뱅커스트릿 PE와 컨소시엄을 맺고,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뱅커스트릿 PE는 신생 PEF 운용사로, 지난 2018년 설립됐다. 주로 금융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KCGI가 이번 인수전에서 소득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항공안전법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항공안전법 제10조 제1항은 외국 국적이거나 외국인이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법인의 거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뱅커스트릿 PE가 외국 지분율을 높일 경우에는 아예 참여 자체가 막힐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금호산업 측은 이번주 내로 적격 인수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10월부터 본입찰을 진행한다. 연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목표인 만큼 앞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매각 주관사인 CS증권측은 "현재 매각과 관련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 지분 31%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KCGI 강성부 대표(사진=KCGI 홈페이지)
KCGI 강성부 대표, 뱅커스트릿 PE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했다. (사진=KCGI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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