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포스코에 이어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2분기 실적 악화를 예로 들며 더이상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각오다. 이미 주변국들이 한차례 이상 제품 가격을 올린 터라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3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5719억원, 영업이익 2326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2.3% 늘어난 수치다. 최근 확대된 철강제품(조선용 후판, 글로절 자동차 강판 등) 판매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내실’은 좋지 않았다. 매출액과 달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1%나 쪼그라들었다.

이는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지난 23일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6조3213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686억원, 6814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매출은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7% 떨어졌다.

30일 현대제철이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자료=현대제철)
30일 현대제철이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자료=현대제철)

원인은 철광석과 석탄 등 원부자재의 공급 불안이다. 공급 불안은 곧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때 철광석은 톤당 120달러(한화 14만18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철광석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당장 올해 3분기에는 철광석의 '고가격'이 유지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철강업계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분이 제품 가격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국내 산업이 경기 부진에 빠져 최대한 원가 상승을 자제하려고 했으나, 이제는 한계라는 입장이다. 이날 현대제철도 “이미 유럽 일부 기업에 원가 상승분을 고려해서 하고 있다. (국내) 현재 자동차와 조선쪽과 협상이 진행 중이다. 상반기에는 경기 상황이 안좋아 실패했지만, 하반기에는 일정 이상은 반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는 유통용 후판의 경우 공급가격을 톤당 2~3만원 올리고, 다른 제품도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이미 해외 주요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을 마쳤다. 특히 미국 철강사들은 한달 만에 3번이나 가격을 인상하는 등 원자재 인상분 적용을 끝낸 상황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시간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대부분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이날 가격 인상 외에도 고성능·고수익성 제품을 통해 수익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현대제철은 글로벌 자동차 강판 시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고객맞춤형 신규 강종 개발을 추진, 신규 강종 176종에 개발을 끝마쳤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19곳을 대상으로 100여 강종의 인증까지 완료했다.

조선용 강재 부문에서도 개발이 진행됐다. 컨테이너선 초대형화 추세에 맞춘 65K급 고강도 기능성 강재 개발과 함께 선체 균열 발생 시 균열 확대를 최소화하는 BCA(Brittle Crack Arrest·취성균열정지인성) 강재를 개발해 2만2000TEU급 선박 13척에 대한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및 혁신적 원가절감 아이디어 도출 등 회사의 수익성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글로벌 성장 둔화와 국내 민간 건설 부문 위축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원가절감 '카드'를 꺼내들었다. 원가경쟁력 향상 개선 활동인 코스트 이노베이션 2020을 통해 향후 제품 가격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여기에는 저가원료를 사용했을 때 추가 비용 상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 포스코는 "상반기 원가절감 1200억원을 달성했다며, 연간 2300억원 이상의 원가절감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에서 생산하고 있는 후판. 현재 조선업계와 가격 협상 중에 있다. (사진=현대제철 홈페이지)
현대제철에서 생산하고 있는 후판. 현재 조선업계와 가격 협상 중에 있다. (사진=현대제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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