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내 제철·제강 기업들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등 환경 문제 개선에 팔을 걷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가 제기한 '대기오염 배출 주범'이란 오명을 벗겠다는 구상이다.  

25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제철·제강기업들의 모임인 한국철강협회는 전날 '철강업종 친환경위원회(이하 친환경위원회)'를 출범했다. 미세먼지 저감을 비롯한 정부의 다양한 환경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제철·제강 회원사 9곳의 환경담당 임원과 학계·연구소·환경컨설팅업체 등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친환경위원회는 분기별로 위원단 회의를 개최하고, 실무단도 상시 운영한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통해 실제 적용 가능한 방안들도 검토하고, 연구용역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제철·제강 회원사 환경담당 임원과 학계·연구소·환경컨설팅업체 등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철강업종 친환경위원회’가 출범했다. (사진=대한철강협회)

현재 친환경위원회는 ▲국내·외 환경규제 및 철강산업 친환경성 비교 ▲온실가스 감축연구회 운영 ▲철강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친환경 교육 등 9개 추진사업(안)을 도출해 놓은 상황이다. 향후 친환경위원회는 추진사업 중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철강협회 이민철 부회장은 "철강산업은 국가기반산업으로 조선·자동차·건설 등에 소재를 공급함으로써 한국 산업의 기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1조7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환경설비투자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친환경위원회를 통해 철강산업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기틀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강업계의 오염물질 배출 저감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친환경 설비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2010년 당진제철소 고로 가동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밀폐형 원료 저장소와 하역설비 등에 투자한 금액만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올해 연말까지 충남 당진제철소 환경 개선 사업에 5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비산먼지 감소를 위한 설비에도 7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포스코도 오는 2021년까지 친환경 설비 구축에 1조7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미세먼지 중 65%를 차지하는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한 2020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해 미세먼지 발생을 막는 사일로(Silo) 8기 등 옥내저장시설 10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환경단체를 설득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일부는 아직까지 "제철소가 오염물질을 무단 방출했다"는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환경오염 물질 문제는 극히 일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철강협회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는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 환경단체와 별다른 대화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구 결과가 나오는대로 적극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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