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연결기준)을 달성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 세계적인 철강업계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서도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도 철강업계의 부진은 계속돼 앞으로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지는 미지수다. 이에 포스코는 철강제품 가격 상승으로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포스코는 콘퍼런스콜로 진행된 기업설명회(IR)에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3213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 1조686억원, 순이익 681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7조4759억원, 영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243억원, 순이익은 5454억원이다.

재무건전성도 강화되고 있다. 차입금 지속 축소, 미지급  법인세 납부 등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치인 65.0%를 기록했다. 연결 차입금은 19조원대로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차입금 비율(Debt to EBITDA) 2.6배를 유지하고 있다. 별도기준 부채비율 역시 원화사채 상환, 미지급 배당금 지급 등으로 전분기 대비 2.2%p 감소한 17.8%로 나타났다.

2019년 2분기 포스코 영업실적 (자료=포스코)
2019년 2분기 포스코 영업실적 (자료=포스코)

 

그러나 이런 실적에도 포스코는 초조한 모습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매출은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7%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많이 팔아서 몸집은 키웠으나 손에 남는 것은 별로 없었다'는 뜻이다.

이는 본업인 철강부문의 부진 탓이다. 지난 1월 브라질 발레댐 붕괴 이후 철광석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세계 철강업계에 부진을 몰고왔다. 실제로 철광석은 한때 톤당 120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3년 사이 최고 가격을 갱신하기도 했다.

쇳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석탄도 철강업계가 수렁에 빠지는 데 손을 보탰다. 그동안 석탄은 별다른 공급차질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톤당 205달러대로 올해 1월보다 약 60%이상 가격이 올라갔다.

문제는 이런 철강업계의 부진이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브라질 광산이 철광석 생산을 재개하더라도 국내로 들어오기까지는 두달이 걸린다. 3분기에도 철광석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역시 "(철광석은) 공급차질 문제가 발생했다. 3분기에도 철광석 가격이 100~110달러로 세자릿 수를 유지할 것"이며 "석탄은 170~18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포스코는 이런 부진을 원가절감 노력과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겨낸다는 각오다. 이날 포스코는 "원가경쟁력 향상 개선 활동인 코스트 이노베이션 2020을 추진하고 있다"며 "연간 전체로는 실질적인 손익계산서 반영기준 2300억원 이상의 원가절감목표를 세우고 있다. 상반기 1200억원 정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또 "저가원료를 사용했을때 추가 비용 상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절감 운동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스코는 철강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와 선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중 후판은 그동안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가격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여온 품목이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제조원가의 10~20%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철강제품 가격이 올라갈수록 철강업계는 이익이 남고, 조선업계는 그만큼 손해를 본다.

이날 포스코측은 "기본적으로 원료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산업별로 협상은 시작 단계에 있다"며 "상반기 후판 협상 내역을 하반기 후판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판 가격이 실제로 오를지는 아직 미지수다. 올해 상반기 후판은 조선업황이 살아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결됐다. 이를 의식한 듯 포스코는 "마진 확보를 위해서는 (원재료)가격이 고객사에 전가되면서 적정 마진 확보해야 하는데, 국내외 주요 산업들이 이를 수용할 만한 여건이 형성되고 있지 않다"며 "연초 목표했던 3분기, 4분기 영업이익에는 다소 미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3일 포스코가 콘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고정훈)
23일 포스코가 콘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고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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