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내 전선업계 점유율 1위 LS전선이 '기술 퀀텀점프(대약진)'에 도전한다. 지속적인 R&D(연구개발) 투자로 첨단 케이블 소재와 제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쟁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여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이다. LS전선이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정전기가 없는 케이블을 개발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다. 

28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최근 클린룸용 무(無)정전기 케이블 시스템 '이플라텍(e-FlatekTM)' 개발에 성공했다. 클린룸은 말 그대로 먼지 하나 없는 방으로 공기의 온도와 습도 등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곳을 말한다. 주로 공업용과 의료용으로 나뉘며, 공업용에서는 반도체 등 첨단 장비를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까지 클린룸에서는 케이블의 일반적인 소재인 폴리염화비닐(PVC)이 아닌 테프론을 주로 사용했다. 테프론은 계측과 생산 장비 등에 사용되며 분진(미세한 고체입자)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정전기가 PVC보다 10배 넘게 발생해 장비에 오류가 생기게 하거나 제품의 정밀도를 떨어뜨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LS전선은 케이블의 전기와 열이 통하지 않도록 하는 절연재료 기술을 활용했다. 전기 저항을 낮춰 케이블이 움직일 때 분진 발생을 최소화하면서도 정전기가 생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세계 2번째 클린룸용 무정전기 케이블 시스템 '이플라텍'이 탄생했다. 지속적인 R&D 투자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LS전선은 '이플라텍'를 통해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체는 물론 유럽과 일본의 정밀기기, 제약 업체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LS전선이 무정전기 케이블 시스템 이플라텍을 개발했다. (사진=LS전선)
LS전선이 무정전기 케이블 시스템 이플라텍을 개발했다. (사진=LS전선)

LS전선은 친환경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설치된 전력, 통신 케이블 등이 화재를 비롯한 각종 사고에 취약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당시 제품들은 화재 사고와 관련된 제품 기술 한계와 관계 법령이 없었다. 

이에 LS전선은 화재에 강한 내구성을 가진 케이블 'HFIX+를 선보였다. 이 옥내용 케이블은 화재 시 기존 PVC 케이블보다 유독가스가 적게 발생하고, 연기의 공기 투과도가 높아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또 1050˚C에서 120분까지 견디는 제품을 개발, 현재 유럽 등 해외에 수출하는 중이다. 1995년 개정된 국내 소방법은 케이블 내화 기준은 750˚C, 90분으로, 950~1050˚C, 120~180분으로 규정한다.

이외에 LS전선은 선박용 육상전원공급 케이블 개발도 모두 마친 상태다. 보통 정박 중인 컨테이너선 1척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은 디젤 승용차 5000만대 수준이다. 미세먼지도 트럭 50만대 분량으로 발생해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LS전선이 개발한 선박용 육상전원공급 케이블은 선박이 항구에서 자체 엔진 대신 육상 설비를 통해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매연 발생을 차단해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LS전선 명노현 대표는 "첨단 케이블 소재와 제품 개발을 위해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현재 전기차용 고전압 하네스(안전벨트)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부품, HVDC(고압직류송전) 케이블 개발 등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전선이 친환경 옥내용 케이블 출시를 밝혔다. (사진=LS전선)
LS전선이 친환경 옥내용 케이블 출시를 밝혔다. (사진=LS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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