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대한전선 매각설'이 또 불거졌다. 7일 현재 전선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운영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사실상 대한전선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IMM PE는 대한전선 최대주주로, 지분 67.14%를 갖고 있다. 이같은 소문에 IMM PE 측은 "아직 매각 시기가 아니다"며 적극 부인하는 모양새다.  

대한전선은 LS전선에 이어 국내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선업체다. 한때 재계 서열 10위권에 들 정도였지만, 2000년 이후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상장폐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대한전선은 결국 2015년 IMM PE에 인수됐다. 당시 IMM PE는 대한전선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0억원을 투자, 지분 67.14%을 확보했다. 

대한전선 최진용 대표이사
대한전선 최진용 대표이사(사진=대한전선 홈페이지)

이후 대한전선은 그동안 늘려왔던 비수익 사업을 하나 둘 철수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본업인 전선업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실적은 빠르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이 인수 전인 2014년 156억원에 그쳤지만, 2018년에는 429억원으로 늘었다. 순손실액도 488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58억원까지 줄었다.  

그러나 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대한전선 매각설'은 쉽게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실 대한전선 매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IMM PE에 인수된 후부터 매년 매각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정황도 이어졌다. 지난해 IMM PE는 회사 지분 2500만주(2.9%)를 시간외대량매매인 블록딜로 처분했다. 약 46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그러자 업계에서는 IMM PE가 엑시트(투자 자가 투자자금을 회수)를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적자를 상당 부분 메꾼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업계에서는 대한전선 매각 금액을 1조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IMM PE의 지분율(67.14%)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포함된다. 실제 지난해 블록딜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은 대한전선 지분 100%의 가치를 1조5000억여원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문제는 대한전선이 해외로 매각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이 대한전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매매가 성사된다면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이 고스란히 중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에 IMM PE 관계자는 "현재 대한전선 매각에 대해 문의한 기업이 있던 것은 사실이나, 매각설 자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아직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회사 내부에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CS증권이 매각주간사로 선정됐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매각 관련 문의를 받을 때 도움을 받은 것은 맞다"며 "그러나 (양 회사 간) 계약 관계를 맺은 게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각 문의를 준 기업 대부분은 국내 기업으로, 해외 기업은 문의가 단 한차례도 없었다"며 "현재 중국과의 관계상 이쪽으로 매각은 생각하고 있지 않지 않다"고 했다. 

대한전선 초고압 케이블 (사진=대한전선 홈페이지)
대한전선 초고압 케이블 (사진=대한전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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