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롯데그룹이 카드, 손해보험에 이어 캐피탈까지 금융 계열사 공개 매각을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금융 계열사 매각을 통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현재 대다수 금융업체들은 해당 매각건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아직까지는 인수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매각은 금산분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산분리란 금융자본 또는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이는 공정한 경쟁 저해, 정보 독점으로 인한 문제 양산, 부실계열사 지원 등 문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 이외 지주회사는 지주사 전환 또는 설립 2년 이내에 금융 관련 회사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지주회사로 체제를 전환한 롯데그룹은 이런 원칙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금융 계열사 주식을 모두 정리해야 한다.

(사진=롯데카드 홈페이지)
(사진=롯데카드 홈페이지)

 

롯데캐피탈 지분율은 호텔롯데 39.37%, 롯데지주 25.64%, 롯데건설 11.81%, 부산롯데호텔 11.47% 순이다. 현재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캐피탈 매각가를 9000억~1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카드, 손해보험보다는 덩치가 작지만 더 고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 3분기 롯데캐피탈 순수익은 950억원으로, 롯데카드(729억원) 롯데손해보험(619억원)보다 높다.

때문에 그동안 롯데캐피탈이 내부 매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호텔롯데가 상장시 다시 롯데캐피탈을 매각해야 한다. 이같은 이유로 롯데그룹은 롯데 금융사 공개매각에 나섰다. 다만 아직까지 매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사들과 기업이 롯데 금융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중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는 한화그룹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경영권 승계 문제와 함께 금융계열사 확장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만약 한화그룹이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에 성공한다면 보험업 위주였던 금융계열사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한화 지배 구조개편 작업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때문에 업계는 한화그룹이 롯데 금융을 인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올해 한화그룹과 롯데그룹 임원간 비공식 만남이 성사됐다고 알려지며 가시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롯데 금융 인수 사실에 대해 "내부 논의가 진행된 것은 맞지만, 현재까지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또한 롯데그룹 임원진과 비공식 만남에 대해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일 뿐이라며 부인했다.

다른 금융사들도 인수에 소극적이긴 마찬가지다.  BNK금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를 했으나, 아직 인수를 본격적으로 염두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은행 역시 "아직은 보험 업계 진출을 검토하는 단계가 아니다"고 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난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주요 금융그룹, 기업 등에 투자안내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적격심사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6월쯤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사진=한화그룹 홈페이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사진=한화그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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