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 킨텍스에 위치한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 취재차 한국을 방문한 뉴욕타임즈 기자인 제임스(가명)는 기사를 송고하던 중에 5G 태블릿 단말을 발견했다. 마감을 마치고 5G 단말을 사용해 남북정상회담장을 360도 VR(가상현실)로 경험할 수 있었다. 다중 해상도 뷰포트(Viewport)란 기능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화질의 영상을 즐기는 것이 가능했다. 가상현실(VR)을 통해 극대화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브리핑 역시 일산 프레스센터에서 5G 태블릿을 통해 360도 라이브로 보는 것이 가능한데, 중계방송을 통해 보고 있는 브리핑을 5G 단말을 통해 보는 것 역시 신기하게 느껴졌다. 내년 3월 상용화될 5G 서비스를 11개월 앞둔 시점에서 먼저 경험했기 때문이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남과 북의 새로운 화합을 상징할 남북정상회담이 27일 시작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전세계에 선보였던 우리나라는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5G 서비스를 국내외 취재진들에게 공개한다.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는 국내외 약 350개 매체, 2800명 이상의 취재진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5G 서비스는 킨텍스 프레스센터를 찾은 이들만 누릴 수 있다.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SK텔레콤과 KT는 일산 일대에서 5G 주파수인 28㎓ 대역 800㎒ 폭을 임시 할당 받았다. 현재 통신 장비가 최대 100㎒ 폭을 하나의 단위로 인식하기 때문에 두회사 모두 8CA(캐리어 어그리게이션, 주파수 묶음 기술)를 사용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5G 서비스의 조건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5G 주파수 대역, 단말(태블릿 또는 스마트폰), 네트워크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해야만 한다. 우리나라는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한 5G 서비스를 2800명 이상의 취재진에게 제공한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다. 판문점 브리핑 현장을 5G 단말을 통해 360도 라이브 중계로 볼 수 있고, VOD 방식으로 남북정상회담장을 체험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전세계가 주목하고 해외 주요 외신등 많은 미디어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준비하는 우리나라가 프레스 센터에서 5G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주요 외신 기자들이 5G 태블릿을 통해 5G 서비스를 경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T와 SK텔레콤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전세계 취재진을 상대로 5G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대한민국의 5G 기술을 알린다. (사진=KT, SK텔레콤, 폰아레나)

남북정상회담 주관 통신사업자는 KT, 5G 서비스 제공은 SK텔레콤과 KT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제공한 KT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주관 통신사업자로 선정됐다. KT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방송 및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판문점에 방송망, 전용회선 등 통신 시스템 및 시설을 구축했다.

또한 국내외 취재진을 위한 일산 킨텍스 프레스센터에 방송망과 통신망을 제공하고, 5G 기지국을 설치한다. KT는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360도 VR 카메라로 촬영한 브리핑 영상을 프레스센터 내 자사 부스에 전송하고, SK텔레콤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관련 영상은 프레스센터에서만 볼 수 있다.

SK텔레콤도 프레스센터에 5G 인프라와 전시 부스를 설치하고, KT에서 넘겨받은 원본 영상을 5G 태블릿을 통해 기자들에게 제공한다. 아울러 스마트폰을 탑재한 HMD(머리에 쓰는 형태의 디스플레이 기기)를 통해 360 VR로 남북정상회담장을 둘러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기반의 HMD는 다중 해상도 뷰포트 기능을 통해 풀HD보다 16배 선명한 8K 수준의 360도 영상을 제공한다.

프레스센터 안팎에는 두 통신사의 5G 기술 체험 공간도 들어선다. SK텔레콤은 프레스센터 내 전시장에 199인치 크기의 초대형 스마트월(Smart Wall)을 설치해 회담 관련 뉴스와 과거 남북정상회담 영상 등을 보여줄 계획이다. 스마트월에서는 최대 16명이 동시에 각자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스마트월을 SNS와 연동해 남북회담에 대한 반응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안경이 필요 없는 3D 디스플레이 체험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KT는 킨텍스 외부에 5G 버스를 활용한 이동형 5G 홍보관을 마련해 국내외 취재진과 시민에게 5G 기술을 소개한다. 이동형 홍보관에서는 5G의 초저지연성을 경험할 수 있는 '5G 로봇암', 레이싱게임을 이용한 5G 커넥티드 스피드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5G 서비스를 취재진에게 제공하는 이유, 5G는 '대한민국 인식' 심는다

정부 및 이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계획은 원래 없었지만 갑작스럽게 추진됐다. 남북정상회담이 전세계가 주목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30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미디어 관계자들이 프레스 센터에 모이는데 이들에게 5G 시범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과기정통부는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추진 과정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이 가장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이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우리나라는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5G 상용화가 일년도 안남은 시점에서 올림픽이나 남북정상회담 등 의미있는 행사에 5G 시범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5G=대한민국’이라는 공식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6월 5G 주파수 경매에 이어, 오는 12월 주파수 할당을 진행해 내년 3월에 5G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시작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프레스 센터에서 취재진들에게 5G 단말을 통해 360 VR이나 360 라이브 등이 제공된다”며 “취재하다가 취재진들이 5G 서비스를 잠깐 체험해보라는 의미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T 남북회담 등 통신지원 사례 (표=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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