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9일 개막한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로 5G 단말을 이용한 5G 서비스가 강원도 평창과 강릉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5G 단말을 이용해 타임슬라이스나 옴니 포인트뷰, 싱크뷰 등의 체험을 할 수 없다. KT 평창 체험관이나 강릉 체험관은 5G 단말 서비스가 가능하고, 서울 광화문 KT라이브사이트에서는 5G 실감 미디어 체험이 안되는 이유는 SBS와의 방송 중계권 협상이 안됐기 때문이다.

KT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올림픽이 이미 진행된 상황에서 광화문 체험관을 방문한 많은 이들이 5G 단말을 이용한 5G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 광화문의 경우 서울 도심권이라 외국인 등 많은 이들의 방문이 집중되는 곳이다.

이에 대해 SBS는 평창이나 강릉 지역의 경우 올림픽 베뉴(스포츠 경기 장소)이기 때문에 방송 콘텐츠 사용을 허락한 것이고, 서울 광화문은 올림픽 지역과 상관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BS 관계자는 “평창이나 강릉 지역의 경우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이기 때문에 5G 서비스에 대한 올림픽 콘텐츠 사용을 허락한 것”이라며 “서울 광화문의 경우 올림픽과 큰 관계가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콘텐츠 사용 허락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운영되는 5G 시범 서비스임에도 SBS가 서울 지역 방송 사용에 대해 KT에게 많은 송출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KT 역시 5G 세계최초 시범 서비스를 앞두고 미리 저작권 협상을 원만하게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KT는 5G 시범서비스를 위해 광화문 라이브 사이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개장 첫날인 9일에야 이러한 문제를 파악하고 체험관 단말에 설치된 앱을 지웠다.

광화문 KT 라이브사이트에서 시연모델이 광화문과 5G로 연결된 강릉 5G 커넥티드 홍보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광화문 KT 라이브사이트에서 시연모델이 광화문과 5G로 연결된 강릉 5G 커넥티드 홍보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광화문 KT 라이브 사이트 현장 관계자는 “지난 9일 KT 라이브 사이트를 개장했을 때는 5G 단말에 옴니뷰 등을 볼 수 있는 앱이 설치돼 있었다”며 “하지만 당일 저작권 문제로 본사 관계자가 단말에 설치된 앱을 지웠다. 현재 앱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5G 단말로는 인터넷 검색이나 속도 측정 정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평창이나 강릉 지역 체험관에 비치돼 있는 5G 단말의 경우 앱을 클릭하면 다양한 ICT 기술이 더해진 실감 미디어를 체험할 수 있다. 실감 미디어란 경기 장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타임슬라이스 (피겨스케이팅), 실제 선수나 심판의 시선에서 경기를 즐기는 싱크뷰 (스키점프, 봅슬레이), 원하는 선수 및 특정 지점 영상 선택 시청이 가능한 옴니 포인트뷰 (크로스컨트리), 원하는 위치에서 원하는 순간 자유롭게 선택시청이 가능한 멀티뷰(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등이 있다.

5G 시범 서비스의 조건은 5G 주파수 대역, 단말(태블릿 또는 스마트폰), 네트워크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해야만 한다. 광화문 지역의 경우 KT가 과기정통부로부터 일시 할당 받은 28㎓ 800㎒ 폭을 사용하고 있다.

광화문 KT 라이브 사이트의 경우 5G 주파수 대역, 단말(태블릿 또는 스마트폰), 네트워크 라는 3요소를 모두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콘텐츠 저작권 문제로 5G를 서비스하지 못하는 것이다. ICT 기술 관련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 사업자들끼리의 협약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KT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다 생생하고 즐거운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5G 네트워크를 비롯한 여러 실감형 기술들을 개발했다”며 “개발한 기술들은 주요 경기장과 시설에 위치한 체험 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홍보관으로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관련된 기관(SBS)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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