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발달을 단계별로 분류하듯이 IT도 바라보는 측면에 따라서 발전 단계를 거치고 있다. 아키텍처 측면의 발달과정을 본다면 <그림 1>에서와 같이 1-티어(Tier) 단계는 하나의 서버에 프로그램, 데이터 그리고 사용자 화면의 내용들이 모두 들어 있다.

글로벌 IT 업체의 대형 컴퓨터를 사용하던 시절의 모습이다. 당시는 인터넷이 확산되기 이전이고 따라서 네트워크도 필요하지 않았다. 사용자는 아무런 기능이 없는 녹색 화면의 단말기 앞에 앉아서 일을 봐야했다. 당시의 저장장치는 1GB에 1억을 호가하였으니 지금으로 보면 부르는 게 값이었던 시절이었다. 프로그램 언어도 Assembly, ALGOL, COBOL, Fortran, Pascal, PL/I 등으로 지금은 거의 쓰이고 있지 않는 생소한 언어였다.

따라서 업무 확장 시 제조사의 엄청난 가격에 대안없이 노출되어, 그 대안으로 대두된 것이 데이터를 DB로 분리하는 2-티어 아키텍처다.

<그림 1> 아키텍처 측면에서 IT 발전 단계

2-티어 아키텍처 시기에는 클리이언트/서버의 트랜드를 타고 서버는 유닉스(UNIX) 플랫폼이, 클라이언트는 윈도우를 기반으로 하고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IT의 구성이 주류를 이루었다. DB도 관계형 DB들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으며, 과거 메인프레임에서만 사용되던 고가의 기능들이 저렴하게 시장에서 유통되고 표준화 되기 시작하였다. 오라클, 사이베이스, 인포믹스, DB2 등의 관계형 DB들이 시장에서 각축을 벌였다.

후에 사이베이스는 ERP 회사인 SAP에 인수되고, 인포믹스는 IBM에 인수되어 결과적으로 오라클이 관계형 DB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는 계기가 되었다. 탈메인프레임으로 인한 비용의 절감은 성공했지만 역시 분산 애플리케이션의 관리 어려움, 서버의 병목현상 문제, 프로그램 재활용의 어려움 등의 새로운 차원의 문제에 봉착했다. 이 시기에는 C, C++, 자바, 비주얼 베이직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들과 CASE Tool이 등장해서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던 시절이었다.

최근에는 사용자 화면과 프로그램 로직 그리고 DB를 모두 분리해서 사용자 화면과 프로그램 로직의 재활용성을 높인 3-티어 아키텍처가 주로 구현되어 있다. 사용자는 웹 브라우저상의 화면을 통해 웹서버/웹애플리케이션서버에 접근하고, 해당 프로그램 로직은 SQL로 DB를 접속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프로그램 언어로는 아직도 C/C++이 사용되고 있지만 J자바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개발과 유지의 효율성을 향상 시키고자 개발플랫폼들이 개발되어 필수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고도의 네트워크가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각종 보안의 문제, 업무 노드들의 폭발적 확장으로 복잡성 증대, 시스템의 다양성 확대로 인한 관리의 어려움 등이 문제로 대두 되었다. 또한 시스템의 개발과 운영관리의 표준화도 어렵게 되었다.
 
글로벌 IT 업체들은 이러한 사용자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강구하기 시작하였는데, 바로 IT서비스의 출현이었다. 전문가들을 대거 고용하여 운영을 대신해 주는 시스템 관리(System Management) 분야로부터 시작해서, 저렴한 땅에 대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어 고객의 서버를 유치하고 관리해주는 콜로케이션 서비스(Colocation Service), 그리고 고객의 전산실을 통째로 구매해서 서비스 해주는 전략적 아웃소싱 등의 계약적 서비스 제공이 혼재해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들은 모양만 조금 다르게 해서 장기적인 비용 측면만을 해결하고자 한 것이므로 근본적인 기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였다(<그림 2>).

<그림 2> 3-티어 아키텍처의 문제와 글로벌 IT 기업들의 해결책

이와 동시에 전통적인 IT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고 그 속도는 과거의 속도와 비교하기 어려웠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모바일로의 확산은 IT가 개인의 손안으로 파고들게 되었으며,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일시에 제거하였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텐센트 등은 전세계 사람을 소통의 세계로 인도하였으며,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e커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의 강자로 대중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어 놓고 있다.

또한 삼성, 애플과 구글은 위성 네트워크를 비롯한 모바일 분야의 새로운 지도를 그리고 있다. 이러한 기류 속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빅데이터, 모바일, IoT, 클라우드 등이 한데 묶여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그림 3>).

<그림 3> 빠르게 변화하는 IT산업과 4차 산업혁명

현실에서 극단적인 1차산업과 4차 산업혁명이 만나는 현장을 보자면, 역설적으로 농업의 현장으로 가봐야 한다. 밭 갈고, 물 대고, 비료 주는 식의 농업으로는 FTA와 같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계절에 상관없이 최고의 수확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스마트팜(Smart Farm)이 좋은 사례이다. 잘 설계된 농장용 하우스에 각종 센서와 자동화 장비를 설치하고 원격에서 관리, 운영, 판매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공학박사

정부와 협동조합에서는 작물에 따른 최적의 재배 환경 레시피를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하고, 각종 포털사이트나 e커머스에서는 판매처를 예측 가능한 시점에 최적의 가격으로 연결해주는 것이다. 이쯤 되면 농민이라는 호칭도 농산 비즈니스맨 정도는 되야 할 것이다. 또한 대졸이상의 고학력자들이 이러한 분야의 전문가로 진로를 택하는 경우도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미래를 예견하는 일은 소설을 쓰는 바와 같아서 황당할 수 있겠으나, 앞으로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 역시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 필요할 것이다. 컴퓨터의 등장, 인터넷의 등장, 모바일의 등장과 확산, 빅데이터와 AI의 대두가 IT 현대화를 이끄는 화두였다면 이제는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한번에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이 있을 수도 있으며, 그것은 인류 전반에 걸친 대변혁을 가져올 수도 있다.

모든 객체가 더욱 빠른 속도록 연결되고 스마트해지는 것은 당연한 추세이다. 날아 다니는 자동차의 출현은 새로운 문제를 낳겠지만 기존 교통 문제의 대부분을 해소한다. 양자컴퓨팅, 고도화된 인공지능, 생체와 결합된 IT와 같은 미래의 기술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현실화된 세상은 지금과는 너무나도 다를 것이므로 현재의 기준으로 본다면 얼리어댑터들의 천국일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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