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스타벅스 매장으로 들어가본다. 매장은 각종 센서와 네트워크로 보이지 않는 거미줄을 이루고 있다.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비콘은 음료의 주문을 비동기적으로 처리해서 손님과의 연결을 스마트하게 해준다. 물론 각종 핀테크 기술로 비용의 지불도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고객은 아무 곳에서나 음료를 주문하고 스타벅스에 들어서는 순간 자동으로 주문한 음료가 나온다. 비용은 전자 지갑에서 저절로 지불되며 영수증이 스마트폰에 전달된다.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숍 기능으로부터 안락한 의자와 사회 관계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이다. 

스타벅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변하였다. 과거 삼삼오오 모여서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모습에서 지금은 대부분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펼쳐놓고 혼자서 뭔가를 하고 있다. 시간을 죽이려고 오락을 즐길 수도 있고, 학교 과제를 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며, 현장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커피만 마시는 사람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이든 노트북이든 모든 전자장비는 어딘가에 연결되어 있다. 통신사 포털, 게임 포털, 학교 앱, 회사 CRM 시스템 등일 것이다. 과거에는 그러한 것들은 특정 기관의 서버로 구성되어 있어서 물리적인 위치가 바로 특정기관의 데이터센터였다. 클라우드가 활성화된 지금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바이더의 클라우드 센터로 바뀌었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도대체 클라우드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서비스를 얼마에 제공하는지 궁금하기짝이 없다. 클라우드는 사용자가 기존에 사용해왔던 기기의 화면과 동일하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새로운 환경으로 바뀌었다고 사용방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확 바뀐 것은 사용자들의 손에 들려진 전자장비의 화면이다. 스마트폰에 존재하는 수 십 개의 앱들과 노트북에 개별적으로 설치된 개인용 프로그램들이 모두 사라져서 접속하는 클라우드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전자장비들의 사양은 모니터 수준으로 줄어도 가능해지는 세상이 도래했다. 접히는 모니터가 시판되거나, 가상화 기술의 발달로 영화에서처럼 홀로그램이 상용화되는 시점이면 지금과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또한 집집마다 방방에 존재하는 텔레비전은 클라우드에 접속 가능한 훌륭한 단말기로 용도가 변경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클라우드로의 변경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어야 개인이나 조직의 자발적인 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몇가지 시나리오로 장점들을 나열해 보겠다. 학교에는 상당한 수의 개인용 컴퓨터와 교육에 필요한 프로그램들이 각각 설치되어 있다. 학교내의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구성되어 있는 경우라면 개별적인 프로그램의 설치는 필요 없다. 학생 개인의 식별번호로 클라우드에 접속해서 수업과 학사 업무를 보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

개인용 컴퓨터도 필요 없다.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개인용 저장장치인 USB 정도면 충분하다. IT장비를 구매하는데 들어가는 학교의 예산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며, 개별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들의 오류로 인한 문제도 사라질 것이다. 

일반 시민의 생활은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인가? 스마트폰의 자료들이 모두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으므로 단순 기기인 스마트폰 자체는 실수로 분실되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신 스마트폰은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로 개인을 식별하기위한 정보의 일부가 저장되어 있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유사시에는 복구가 가능할 것이다. 

클라우드 (이미지=픽사베이)
클라우드 (이미지=픽사베이)

클라우드 속에는 오프라인상의 모든 서비스들이 구현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실제로 공간상에서 이동하면서 처리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모든 비즈니스는 O2O 개념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서만 오프라인의 마켓이 활용된다. 

서비스의 수준도 향상될 것이다. 의료기록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는 경우, 클라우드 내의 가상 병원에 접속해서 신청하기만 하면 서비스 완료 통보를 인스턴스 메시지로 받는다. 결혼식이나 제사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벤트들도 클라우드 상에서 중계 방송되고, 평소에 네트워크가 있었던 지인들에게 초청장이 발송되며, 가상의 결혼식은 오프라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진행된다. 부조금의 송금 서비스도 물론 따라간다. 오프라인 결혼식 풍속은 언젠가는 추억으로 남을 지도 모르겠다.

기업의 입장에서 클라우드의 활용은 마케팅적인 입장에서 즉각적인 효용성을 발휘한다. 항공사가 하와이행 비행기표를 50% 할인하고 호텔도 무료로 제공하는 특별 이벤트를 한시적으로 진행한다. 전세계의 사람들이 비행기표를 구매하고자 경쟁적으로 항공사의 시스템에 접속한다면 항공사의 전산 시스템은 즉시 마비될 것이다. 

그렇다고 예측이 어려운 대규모의 시스템을 구매하는 것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 경우에 공공 클라우드의 힘을 이용한다면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클라우드가 가진 오토 스케일링 기능으로 얼마든지 순간적인 업무 부하량의 증가에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가변적인 IT자원을 사용하는 방안은 불필요한 인프라의 영구적인 확충을 대신하는 스마트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현재까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모든 IT관련 기술들은 모두 클라우드 속에서 재해석되고 다시 포지셔닝 될 것이다. 또한 오프라인상에서의 이벤트들은 클라우드 상에서도 동시에 일어날 것이다. 가능한 모든 이벤트와 서비스가 클라우드에서 발생되는 것은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많기는 하겠지만 클라우드의 영향력은 우주의 블랙홀과 같이 주변의 모든 것 들을 순식간을 빨아들일 것이며 사회적 경제적 구조를 바꾸게 될 것이다. 

4차혁명의 마무리는 감히 클라우드의 완성으로 볼 수도 있겠다. 전세계의 결혼식이 한국의 클라우드에 있는 O2O 예식장을 이용하는 상상을 해본다. 클라우드 상에서의 경쟁력 평가는 기존의 산업 질서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 그래야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의 종결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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