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가 KT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사장을 공개모집을 통해 선출한다. 관련 전문가가 아닌 정권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가 내려온다는 기존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언론노조 KBS본부는 최종 사장 후보에 오른 김영국 KBS 방송본부장이 오히려 이전 정권에서 부역한 인사라며 선임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C 빌딩에서 제17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결정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사내이사이자 사장 내정자인 김영국 KBS 방송본부장은 이변이 없는 한 사장에 선임될 전망이다. 김영국 사장 내정자는 KBS에서 교양국 국장, KBS N 대표이사 사장, KBS 글로벌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이남기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말 사임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사장 자리를 채우게 된다. KT스카이라이프가 신임 사장을 공개모집해서 선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신임 사장 신청자를 받고, 이달 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영국 KBS 본부장을 신임 사장에 내정했다.

당시 KT스카이라이프는 자격요건으로 ▲최고 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조직관리 및 경영능력 ▲방송‧미디어 및 관련분야의 지식과 경험 ▲방송법 제 13조 등 관련 법령상 사장 후보로 결격사유가 없는 자 등을 내세웠다.

KT스카이라이프는 KT의 자회사(보유 지분 49.99%)로, 사장 인사는 KT에서 맡는다.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되지만 KT에서 내정자를 결정하는 식이다. KT는 2002년 민영화 후 주요 지배 주주가 없는 ‘주인없는 회사’가 돼, 정권이 사장 인사에 관여해왔다. KT의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 또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이남기 전 사장은 박근혜 정부 홍보수석 출신이다. 사장을 처음으로 공모한 배경은 이같은 정권의 코드인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가 KT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사장을 공개모집을 통해 선출한다. 관련 전문가가 아닌 정권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가 내려온다는 기존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언론노조 KBS본부는 최종 사장 후보에 오른 김영국 KBS 방송본부장이 오히려 이전 정권에서 부역한 인사라며 선임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사진=KT스카이라이프)

코드인사 막기 위해 사장 공모에도 논란...왜?

그러나 이례적인 사장 공모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김영국 사장 내정자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김영국 내정자가 전 정권의 부역자라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T스카이라이프지부 측은 “김영국씨는 KBS 길환영, 고대영 사장 체제에 부역하며 승승장구해 KBS에서 글로벌센터장, 방송본부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라며 “언론노조 KBS본부의 수많은 조합원들이 공정 언론 쟁취를 위해 파업의 길을 걷도록 한 장본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사장 공모 이후의 내용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있어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고, KBS 출신인 김영국 사장 내정자를 평가하는 KT스카이라이프 사외이사에 KBS 출신이 포함돼 공정한 평가 또한 불가능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KBS는 KT스카이라이프의 지분 6.78%를 보유한 3대 주주로, KT스카이라이프에 비상임 이사 1명을 파견해왔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코드인사 논란을 막기 위해 사장 공모에 나섰는데 오히려 전 정권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노조 반대에 부딪히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격요건에 따라 평가하는 절차를 거쳐서 사장에 적합한 인물을 선정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공개모집 과정 전부를 공개해버리면 김영국 사장 내정자 외에 다른 지원자들에게 의도치 않게 피해가 갈 수 있고, 지원자들의 정보가 알려져 언론 등에서 다뤄지면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사장 선임과 관련된 모든 과정이 공개되면 사장에 선임된 김영국 내정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지원자들의 경우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피해를 볼 수 있는 등 개인정보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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