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찬길 기자] 중국 정부의 삼원계(NCA⋅NCM) 배터리 보조금 규제 탓에 삼성SDI⋅LG화학 등 배터리 업체들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매 분기 전지사업부문에서만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중국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업계는 빨라도 2019년은 되어야 보조금 차별 조치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SDI 중국 시안 배터리 공장(사진=삼성SDI)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전지사업부문은 지난 1분기 약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2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화학도 전지사업부문에서 104억원의 영업손실을 신고했다. 두 업체 전지사업부문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정부 삼원계 배터리 보조금 지원 중단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정부가 2019년은 되어야 배터리 보조금 지원 중단 조치 철회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원계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삼성SDI⋅LG화학을 따라 잡는데 2~3년은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Limited), 리센(Lishen)과 같은 중국 내 전기자동차용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선두 업체들이 2020년을 목표로 국내 업체 기술을 따라잡을 로드맵을 세웠다”며 “이 업체들의 기술 로드맵이 성공할 경우 중국 정부의 삼원계 배터리 보조금 중단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자동차용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NCM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1kg당 130~150Wh다. 국내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 170~190Wh/kg 수준 배터리를 양산 중이다. 올해 개발 목표 에너지밀도는 200Wh/kg다.

국내 업체들은 2020년 이전까지 300Wh/kg 배터리를 제조할 계획이다. 300Wh/kg 기준을 실현하려면 NCM 비중 ‘6:2:2’에 다른 물질을 섞어 에너지밀도를 높이거나 ‘8:1:1’ 비중을 실현해야 한다. 8:1:1 비중은 가장 이상적인 NCM 배터리 소재비율이다. 내구성이 약한 니켈이 압착과정에서 특성을 잃기 쉬워 개발 난이도가 높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이 시기 한국 업체 이상의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보조금 중단 사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NCM 배터리를 개발해 중국 내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CATL은 폴크스바겐 MEB(Modular Electric Drive Kit) 플랫폼용 배터리 입찰에 참여했다. MEB 플랫폼은 2021년부터 2028년까지 64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납품 물량이 많아 여러 업체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CATL의 MEB플랫폼 참여가 입찰이 확정될 2021년 이전까지 삼성SDI⋅LG화학과 동등한 에너지밀도 배터리 제조기술을 갖추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LG화학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 준공식 (사진=LG화학)

그러나 삼원계 배터리 보조금 재개가 국내 배터리 업체들 숨통을 틔어 줄지는 의문이다. 중국정부가 다른 기준을 내세워 자국 배터리업체들을 보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개정안에 전기차 배터리 인증기준으로 중국 내 연간 2차전지 생산능력 8GWh이상이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현재 중국 내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2.5GWh, 3GWh다. 2019년 보조금 규제가 철폐된다고 해도 당장 생산능력 규제에 또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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