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올들어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PC와 스마트워치 등 세컨 디바이스를 단독 모델로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태블릿PC 두 종을 선보였고, SK텔레콤은 스마트워치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세컨 디바이스 회선 증가는 이통사의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은 낮추지만 매출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부차적인 수입을 원하는 이통사들은 꾸준히 세컨 디바이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매자 수요가 낮아 세컨 디바이스 시장이 큰 성장세를 보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24일 LG전자의 태블릿PC ‘G패드3 10.1 FHD LTE’를 자사의 단독 모델로 선보였다. 이번 G패드3는 LG전자가 지난달 19일 선보인 제품으로, 전작보다 화면 크기를 키우고 LTE 통신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가 스마트폰 외에 세컨 디바이스를 단독으로 출시한 것은 이달들어 두 번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에도 사용 용도에 따라 노트북, 태블릿, 노트패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레노버 ‘요가북’을 단독으로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년간 세컨 디바이스를 단독 출시하지 않아 앞으로 더 확대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달 단독 출시한 두 제품은 세컨 디바이스 라인업 강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다만 태블릿PC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성이 있는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이 있다면 얼마든지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의 태블릿PC ‘G패드3 10.1 FHD LTE’를 단독으로 출시했다.(사진=LGU+)

LG유플러스가 태블릿PC에 눈독을 들였다면, SK텔레콤은 스마트워치에 시선이 꽂혔다. SK텔레콤도 24일 삼성전자의 ‘기어S3 클래식 LTE’를 단독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공동기획으로 시계 본연의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 기어 시리즈의 인연은 2014년 11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SK텔레콤은 기어S 출시를 시작으로 2015년 10월 기어S2밴드와 같은 해 12월 기어S2밴드 클래식을 단독 모델로 내놓았다. 기어 시리즈 외에도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 TG앤컴퍼니의 루나워치도 단독 모델로 선보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과거 기어S 등의 스마트워치라는 제품 출시 초기에는 통신사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 않았다”며 “SKT는 웨어러블 기기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고, 여러 차례 단독 제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9월 비와이 패드를 선보인 후 단독으로 세컨 디바이스를 내놓지 않았다.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의 세컨 디바이스 가입자 증가는 통신사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을 낮춘다. 이들 기기의 정액요금제는 1~2만원대로, 스마트폰 요금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선 증가는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외형이 확장되는 측면에서 이통사가 세컨 디바이스를 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을 살펴보면 LG유플러스의 태블릿PC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4만8796명으로, 2014년 12월 7914명을 기록한 이후 2년도 안돼 4배 이상 증가했다. SK텔레콤의 웨어러블 기기 가입자도 지난해 11월 55만1469명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세컨 디바이스는 비주력 단말기여서 구매자 수요가 크지 않아, 이통사들도 단독 모델로 쏟아내기엔 제한적일 전망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컨 디바이스의 수요가 유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단독 제품을 내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부담으로 작용한다”라며 “스마트워치나 태블릿 등은 스마트폰 활용도를 높이면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제품이기 때문에 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24일 단독 출시한 삼성 스마트워치 '기어S3 클래식 LTE' (사진=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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